입력2006.04.01 21:41
수정2006.04.01 21:43
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 산하 양대 항공사노조 등 69개 노조 1만5천여명이 12일 연대파업에 들어간데 이어 13일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차수련) 산하 서울대병원 등 대형병원 8곳이 파업에 돌입했다.
특히 양대 항공사 노조 파업으로 '항공대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병원마저 파업에 가세, 환자 및 시민들이 지난해 의약분업 사태 이후 또다시 불편을 겪게 됐다.
이날 파업에 돌입한 병원은 서울대ㆍ이화여대ㆍ가톨릭대병원 등 8개 병원이며, 14일에는 한양대병원 등 4개 병원이, 16일에는 보훈병원 등 3개 병원이 잇따라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병원측은 보건의료노조에 의사들이 제외돼있어 진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노조원인 간호사와 일반 행정직원등이 대거 빠져나갈 경우 병원 간호.행정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병원에서는 X-레이 촬영직원이 파업으로 빠져나가면서 환자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채 기다려야 했으며, 환자들의 치료식을 제외한 일반식의 경우 외부에서 조달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오전 파업에 돌입한 서울대병원은 오전까지 진료차질이 나타나고 있지 않았으나 파업이 본격화되는 오후부터 파행업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병원측은 오전 7시부터 근무하는 병동 간호사들의 경우 결원인원이 15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파업에 대비, 평소 하루 115건의 수술일정을 이날 66건으로 줄였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외래간호 등 오전 9시부터 근무하는 일반 직원들이 가세하면서 파업 참가자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화여대 의료원 노조도 오전 7시를 기해 파업을 선언하고 파업집회를 갖고, 총액대비 12.7%의 임금인상과 인력충원, 탁아소 설치 이행 등을 촉구했다.
이대 목동병원은 24개 외래접수 창구 중 8개 창구를 이용, 외래환자 접수를 받고 있으나, 이들 대부분이 예약환자이기 때문에 극심한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에는 여의도병원.의정부병원 노조원들까지 가세, 전날 밤부터 병원 1층 로비에서 1천여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측은 "3개지부 전체 노조원 2천300여명중 중환자실.응급실.골수이식센터.암병동 등 특수병동에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노조원들을 정상투입하고 있으며, 일반 병동의 경우도 필수요원은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비노조원.임시직.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일반노조원, 자원봉사자 등을 투입, 90%의 인력으로 진료를 하고 있다.
그러나 파업소식이 알려진 탓인지 평소보다 외래환자들이 평소에 비해 10~20%가량 줄어 정상적인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이 병원에서 지난 94년 뇌동맥파열로 뇌수술을 받고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강모(70)씨 등 환자 3~4명은 이날 오전 노조원들이 파업농성중인 1층로비를 찾아 '환자들을 볼모로 파업을 벌이고 있다'며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대 목동병원을 찾은 환자 임병림(65.여)씨는 "남편이 오늘 진료를 못 받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진료가 가능하다고 해 안심"이라며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되면 진료가 어렵지 않나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