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인터넷데이터센터) 업계의 생존 키워드는 이제 가격이 아니라 품질입니다" IBR의 류지선(40) 사장은 "IDC에서도 품질로 경쟁하는 시대가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류 사장은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IDC 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새로운 부가서비스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잇따라 내놓으며 업계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IDC는 기업의 서버를 대신 관리하거나 서버를 임대해 주는 일종의 "서버 호텔". 류 사장은 이 업계에서 맨 먼저 서비스품질수준협약(SLA)과 고객전담제를 도입했고 조만간 "매니지드서비스(Managed Service)"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서버를 관리해 주는 차원을 넘어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소프트웨어 컨설팅 등도 제공하는 토털 서비스다. IDC업계 사람들은 IBR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KIDC 한국통신 등 선두업체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작은 고추"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기 때문이다. 류 사장은 "이제는 상당수 고객이 염가 서비스보다는 고품질 서비스를 찾는다"면서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는 네트워크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 IT업체는 돈이 더 들더라도 품질 좋은 서비스를 찾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말께면 IDC업계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 대형 IDC 업체들이 상륙하면 품질 경쟁이 본격화되고 경쟁력 없는 업체들은 설 땅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류 사장은 외국업체들의 진출이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동안 품질 위주로 경영을 했기 때문에 두려울 것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IBR가 미국 인터넷장비업체인 주니퍼네트웍스로부터 국내 IDC중 고객만족도가 가장 높은 기업으로 뽑혔다"면서 "작년 3월에는 일본 트랜드코스모스로부터 4천만달러를 유치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IBR가 넘어야 할 산도 높다. 서울 논현동에 짓고 있는 7천평짜리 IDC를 예정대로 오는 9월 개관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그런데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대규모 IDC를 짓고 있고 IT산업 침체로 IDC 업체들이 불황에 허덕이고 있어 답답할 정도로 앞이 어둡다. 하지만 류 사장은 낙관한다. 인터넷산업이 이제서야 걸음마를 하고 있어 여건만 좋아지면 IDC 업계에도 빛이 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IBR의 올해 매출 목표는 1백70억원. 지난해의 9배에 달하는 규모다. 류 사장은 동국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했으며 코오롱 한솔텔레콤 아이네트에서 줄곧 네트워크 업무를 맡았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