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동전 하나에도 앞뒤 양면이 있듯이 모든 세상사에는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병존한다. 책 제목에 '알짜,괴짜CEO 현장리포트'라는 부제를 붙였지만 도쿄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취재·집필 과정에서 만난 일본 사장들의 밝은 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보려고 한 것 같다. 이 책 '비판받을 각오하고 쓴 일본 사장 예찬론'(양승득 지음,한국경제신문,1만2천원)은 우선 등장인물들의 면모가 다양해 눈길을 끈다. 중고 만화가게 주인,음식점 사장,장돌뱅이 출신의 자수성가 기업인에서 일본 최고의 재계 원로에 이르기까지 각양 각색의 경영자 이야기가 리얼하게 실려 있다. 강한 개성과 비전,그리고 독특한 인생경험을 가진 CEO들이 차례로 등장해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들의 인생 역정과 성공담이 쏟아진다. 담긴 내용이 부제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저자의 의도였는지 모르지만 책에 담긴 인물들의 특징은 시장 판도를 뒤집은 역전극의 리더,틈새 시장 공략으로 사업교두보를 탄탄히 굳힌 사업가,기존 상식을 뛰어넘은 신시장 창출의 전술가와 시대적 흐름을 거슬리지 않고 편승한 지략가 등으로 압축될 수 있을 것 같다. 등장인물들의 공통점에 대해 생각해 봤다. 대다수 CEO는 기존 질서에 대해 '왜(?)'라는 강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도전한다. '고가 명품 브랜드 제품이 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데 반해 왜 무명 브랜드 제품은 값이 싸도 팔리지 않는가? 왜 강력한 경쟁상대 A사는 시장에서 1위를 독주하고 있는데 우리 회사는 내리막길에서 허덕이는가?' 이들은 순종을 강요하는 기존 질서에 도전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은 창출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암시하고 있다. 또 하나는 과감한 실행력이다. 실행력은 리더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고 철저한 계획에 따라 추진함으로써 결과를 얻어내는 힘이라고 볼 수 있다. 회사를 움직이는 것은 조직이고,조직은 곧 사람이라고 볼 때 조직의 생명은 충분한 상하 좌우 커뮤니케이션에 달려 있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뒷얘기들을 통해 일본 경영자들의 사고와 행동양식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 것도 이 책을 돋보이게 한다. 벤처기업가를 꿈꾸는 젊은이,샐러리맨과 각계의 경영자들께 일독을 권해 드리고 싶다. 특히 일본 관련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필독서다. 손형만 나스닥재팬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