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일자) 미국까지 간 대우차 매각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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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 노조가 GM 주주총회장에서 "GM이 대우차를 인수한다면 한국노동자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유인물을 배포하는등 그동안 국내에서 해오던 GM 인수반대 주장을 미국 현지에서 되풀이했다고 한다.
대우차 노조와 금속산업노련 관계자로 구성된 '대우차 GM 매각반대 대표단'이 미국으로 갈 때 이미 예견됐던 일이기 때문에 놀랄 것은 없다.
대우차 노조가 지난 2월 '김우중 체포 결사대'를 프랑스에 보낸 것이 대우차 현지판매에 매우 좋지못한 영향을 미쳤던 것처럼 GM 인수반대 대표단 또한 GM과의 협상에서 우리측 입지를 약화시키게 될 것은 자명하다.
대우차를 GM에 매각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과연 이성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우차 정상화 추진위원회 소속 노조원 3백50여명이 금속노련 사무실 앞에서 GM 매각 반대 대표단을 철수시키라는 시위를 벌였다는 사실을 되새기면 더욱 그런 느낌이다.
대우차 문제는 대안(代案)없이 GM 매각반대 구호만 되풀이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결코 아니다.
정상화 추진위원회측이 밝힌 것처럼 무모한 GM 매각반대 투쟁은 대우차 핵심수출시장인 북미시장 판매망을 붕괴시키고 부평공장의 폐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노조가 계속 GM 매각에 강력히 반대하면 대우차가 공기업화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기존 공기업도 민영화를 서두르고 있는 여건인데 부실 민간기업을 새로 공기업화한다는 게 될 법이나 한 얘기인지,대우차 노조집행부는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만약,그런 일이 빚어진다면 그것은 정부가 거듭 분명히해온 구조조정원칙의 붕괴라고 할 수 있고,바로 그런 이유만으로도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대우차 노조 GM 매각반대 대표단의 미국 현지활동은 노동조합의 본래 의도와는 관계없이 결국 GM의 대우차 인수가격을 크게 떨어뜨리는 작용을 할 가능성이 크다.
국가이익에 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경영권의 향배를 노조가 왈가왈부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따져 타당한지도 의문이지만,현실감없이 공기업화에 집착하는 것은 더욱 문제가 있다.
만약 GM과의 협상이 결렬된다면,그래서 정말 막다른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야 한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경제성에 관계없이 청산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그것은 올바른 현실인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