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은 세계여자골프대회 중 가장 권위가 높다.

상금도 최고액이지만 코스세팅도 지극히 까다로워 그야말로 ''세계 골프여왕''을 가리는 대회로 손색이 없다.

그 US여자오픈에서 캐리 웹(27·호주)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상에 올랐다.

웹은 드라이빙·아이언샷·퍼팅 등 어느 한 부분 흠잡을 데가 없다.

그중에서도 퍼팅이야말로 그녀의 오늘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웹의 퍼팅그립은 좀 특이하다.

일반적인 ''역오버래핑 그립''이 아니라 ''크로스핸드 그립''을 한다.

지난 99년부터 웹이 채용하고 있는 이 그립은 도대체 어떤 효용이 있나.

◇크로스핸드 그립이란=퍼팅그립 중에서 골퍼들이 많이 애용하는 것은 역오버래핑 그립이다.

드라이버나 아이언샷이 오버래핑 그립이라면 역오버래핑 그립은 왼손 집게손가락이 오른손가락 위에 겹쳐지는 형태다.

위에서 그립을 보았을 때 오른손이 왼손보다 아래쪽에 위치한다.

그 반면 크로스핸드 그립은 왼손이 더 아래쪽에 위치한다.

오른손으로 먼저 그립을 한 다음 왼손을 더 아래쪽에 갖다대는 형태인 것.

왼손 새끼손가락이 오른손 집게손가락 위에 걸쳐지게 한다.

양손 엄지는 샤프트를 따라 쭉 내려준다.

이 그립을 ''왼손이 낮은 그립''이라고도 한다.

◇크로스핸드 그립의 효용=역오버래핑 그립은 오른손이 아래쪽에 오기 때문에 아무래도 오른어깨가 더 처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크로스핸드 그립은 두 어깨를 거의 수평으로 유지시켜 준다.

두 어깨 높이가 비슷하다보니 ''시계추 동작''을 더 잘 구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볼을 더 정확하게 맞힐 수 있게 된다.

또 양손이 서로 마주 바라보고 있어 밀착력이 높아지게 된다.

이는 스트로크를 하는 동안 두 손이 일체화된 채 함께 움직인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웹의 자세를 보면 어드레스 때 왼팔과 샤프트가 일직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트로크를 하는 동안에도 이를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왼손목의 꺾임을 막고 볼의 방향성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크로스핸드 그립의 장단점=크로스핸드 그립은 중·단거리 퍼팅에 효과가 높다.

시계추 타법으로 방향성이 잘 보장되기 때문이다.

특히 쇼트퍼팅 때 왼손목이 꺾이면서 볼이 목표라인에서 벗어나는 경향이 있는 골퍼들은 이 그립을 채택해볼 만하다.

그 반면 7m 이상의 롱퍼팅에서는 이 그립을 하면 ''거리''에 주의해야 한다.

방향성에 치중한 그립이다보니 거리를 맞추는 데는 아무래도 감이 떨어진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