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공모 때 투자자 보호에 쓰여져야 할 유가증권신고서상의 투자자유의사항이 주간사 증권사의 '면책용'으로 전락하고 있다. 코스닥 등록예정기업인 테크메이트 등을 포함,최근 코스닥에 신규 등록한 기업 등 10여개사의 향후 실적 추정치와 관련해 '방어용' 유의사항이 남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일과 5일 공모주 청약 주간업무를 맡은 동양증권은 테크메이트의 향후 매출액 및 경상이익 추정이 기본가정인 임금상승률 연 10.5%,수입이자율 연 5% 등에서 변수가 생길 경우 달라질 수 있는 점을 주의하라고 유가증권신고서에 기재했다. 동양증권이 제시한 테크메이트의 올해 매출액 및 경상이익 추정치는 각각 3백33억원과 33억원이다. 그밖에 한단정보통신(주간사 굿모닝증권) 선양테크 나라엠앤디(동원) 인터스타테크놀러지(신흥) 바이오랜드(교보) 소프트맥스 인바이오넷(대신) 인컴아이엔씨(대우) 등도 유사한 내용의 유가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접수했다. 테크메이트의 정태화 부장은 "동양증권이 당초 회사에서 제시한 매출액 목표치(올해 4백10억원)보다 보수적인 관점을 견지했다"며 "추정치 달성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이런 문구가 증권사들의 부실분석 징계 등을 피하기 위한 '면책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대목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발행사의 미래 실적이 추정치에 훨씬 미달하더라도 증권사는 몇가지 경제변수가 가정과 다르다고 주장하면 법적인 제재를 충분히 피해갈 수 있게 된다. 한국증권연구원의 노희진 연구위원은 "전문가도 이해하기 어려운 가정과 변수를 들먹이며 투자에 조심하라는 게 투자자 유의사항인지 법적분쟁을 감안한 증권사와 발행사의 '방어용'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공시팀 관계자는 "더 많은 내용을 투자자에게 알린다는 차원에서 이같은 유의사항을 허용해 왔으나 향후 법적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며 "향후 접수되는 유가증권신고서에 대해선 이같은 표현을 억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