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사용한다고 해서 더 똑똑해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많은 학생들이 컴퓨터를 수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의 광범위한 확산이 꼭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보급이 늘면서 오히려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돈이 문제다. 현재 대부분의 공립학교가 인터넷 환경을 갖추고 있다. 지난 1995년만 해도 인터넷 접속시설을 갖춘 학교는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이같은 인터넷환경 구축은 교육비 지출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조사결과 미국 대학의 한해 예산은 올들어 13% 늘었다. 향후 4년간 컴퓨터를 이용한 원격교육 시장은 3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내 대학중 5%가 학생들의 노트북 구입을 요구하고 있다. 갈수록 정보격차가 심화되는 것도 문제다. 컴퓨터 때문에 우수해진다기보다 원래 똑똑한 학생들이 컴퓨터를 더 잘 활용한다. 컴퓨터가 학생들간 격차를 더욱 벌려 놓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결국 컴퓨터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인터넷 장비만 도입하는 것은 도서관에 책을 쌓아 놓기만 하고 이용하지 못하는 것과 똑같다. 상당수 학교가 값비싼 컴퓨터를 구입했지만 정작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절반 이상의 교사들이 하루에 채 30분도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 자체는 훌륭하다. 하지만 이것이 교사나 교육 자체를 대체하지는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