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미국 주가 상승과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속에서 이레째 상승세를 지속하는 대장정을 이뤘다. 그러나 79대에 올라서며 시도했던 전고점 돌파가 다시 무산돼 조정가능성이 내포되고 있다.

최근 잇따른 상승 대장정의 주역인 외국인이 닷새만에 순매도로 전환하기는 했으나 금리인하 등에 기댄 매수세에 흡수됐다. 개인은 순매도에서 순매수 전환 뒤 순매도 규모 축소 등 활발한 장중 매매플레이를 펼치며 변동성의 주도권 쟁패를 벌였다.

외국인은 1만계약이 넘는 대량 전매플레이에 나섰지만 1만계약 이상 대량 신규매수를 지속하면서 장세기반에 대한 믿음을 줬다. 닷새째 대량 신규매수에 나서 이날까지 1만3,000계약 가량의 순매수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나스닥지수와 다우지수는 경제지표 악화 발표 속에서 투자심리 개선을 뽐내며 상승했다. 특히 실업수당 신규신청건수가 늘었고 그동안 꿋꿋이 버텼던 주택부문 경기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외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경기하강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틀전 폴 오닐 재무장관의 ''경기불황 종결'' 발언을 뒤집으며 현실을 인정하더니만 ''경제정책의 시장반응속도가 빨라졌다''고 시장을 추스리더니 ''추가적인 정책대응''을 언급하면서 금리인하 기운을 불어넣었다.

이날 발언은 25일 1/4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가 하향 수정되고 내구재 주문 악화 발표가 이어질 경우 자칫 경제주체의 심리가 급반전하며 아래로 휩쓸리는 사태를 우려, 현 상황의 녹록찮음과 지속적인 정책대응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린스펀 FRB 의장의 교묘한 선제적 금리인하 시사 발언에 국내시장이 앞서 반응했다.

미국 나스닥 상승에 개인과 기관이 매수주문을 내놓을 때 외국인이 전매물량을 내놓으면서 약보합권으로 밀리며 ''드디어 조정이 시작되는구나'' 하는 시점에서 앨런 그린스펀이 금리인하 시사 발언을 계기로 투기성 매수세가 강하게 장을 이끌었다.

25일 코스피선물 6월물은 전날보다 0.20포인트, 0.26% 오른 78.30으로 마감, 지난 17일 이래 이레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장중 저점은 77.70, 고점은 79.15로 하루 변동폭은 1.45포인트였다.

코스피200지수는 77.81로 전날보다 0.15포인트 올랐고, 이론가는 78.06으로 시장가격이 이론가격을 넘어섰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콘탱고가 0.1∼0.3대의 콘탱고가 유지,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가 크게 유입되면서 외국인 매도공백을 메웠다. 종가 시장베이시스는 0.49로 확대되며 마쳤다.

시장관계자들은 국내 매수세력들의 투기성 매수로 외국인 전매물량이 소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선물시장의 한 관계자는 "그린스펀 FRB 의장의 미국 금리인하 시사발언에 조정받을 새 없이 투기매수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콘탱고가 연출됐다"며 "시장베이시스가 이론베이시스에 접근하면서 위탁계정 뿐 아니라 상품계정에서도 매수차익거래가 성행했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725억원, 비차익 913억원을 합쳐 1,638억원이 유입됐다. 매도는 차익 281억원, 비차익 305억원 등 586억원 수준이었다. 차익 725억원 중에는 위탁계정 뿐만 아니라 상품계정에서도 248억원이 들어왔다.

그러나 선물79대, 종합지수 630대로 올라서면서 전고점 돌파 시도가 차츰 무산됐고 이를 계기로 개인들이 이번에는 매도플레이를 전개하면서 오후 한때 약세로 전환되기도 하는 등 세력대결 양상이 지속돼 기대감만으로 상승이 지속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빛증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이 현물을 팔고 콜도 파는 등 이전보다 포지션을 크게 잡지는 않는 모습"이라며 "기대감만으로 상승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경기회복이 가시화돼야 종합지수 630 이상으로 치고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이 1만3,000계약의 순매수 누적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어 매물화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 시장에 급격한 하락리스크는 없으나 경제지표가 나쁠 것으로 보여 일단 한차례 조정을 받고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