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한시적 면제와 취득.등록세 감면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주택경기 부양책이 23일 확정되자 주택건설업체에는 벌써부터 미분양주택 구입 문의가 쇄도하는 등 시중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조치로 그동안 주택구입을 미뤄왔던 중산층들이 대거 주택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은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투자자금 유입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신축되는 소형아파트(미분양주택 포함) 시장.

전용면적 18평 이하 주택을 처음으로 구입하는 사람은 주택구입 자금의 70%까지 연 6%의 낮은 금리로 융자를 받을 수 있는 데다 5년동안 양도소득세 면제, 취득.등록세 50%의 감면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월세난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월세에 부담을 느끼는 세입자들이 대거 소형주택을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

여유계층도 소형주택을 매입해 임대를 놓은 후 가격이 상승하면 되팔아 양도세 면제 및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어 매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광영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건설회사들은 소형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 분양가를 높이면서 공급물량을 늘릴 것"이라며 "임대주택 시장엔 단기호재, 장기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민간의 공급물량이 늘어나고 청약률은 상승행진을 벌일 것으로 분석된다.

미분양주택이 거의 없는 서울에서는 이미 집을 소유한 사람도 양도세 면제효과를 노려 투자차원에서 청약대열에 가세할 것이 확실하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가수요까지 일어난다면 청약경쟁률은 한층 높아지고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신규아파트와 기존아파트 간에 가격차가 벌어지면 기존 주택값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도 용인 광주 김포 고양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릴 전망이다.

그러나 공급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는 대형주택(전용면적 50평 이상)은 양도세면제 혜택이 없는 데다 되팔기가 힘들어 수혜대상에서 제외될 소지가 높다.

감세혜택이 전혀 없는 오피스텔, 업무용 부동산, 기존 주택시장, 토지시장도 당분간 냉각될 여지가 많다.

투자자금이 수익성이 높은 쪽으로 집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규주택 시장으로 부동자금 유입이 본격화되고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이들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유대형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