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회사들의 올 1.4분기(1~3월)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감소, 지난 91년 이래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 데이터그룹이 1천4백33개 상장회사의 1분기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순익은 5백85억달러로 지난해 1.4분기 1천21억달러에 비해 43%나 급감했다.

직전 분기(2000년 10~12월)에 비해서도 20% 떨어졌다.

실적악화의 주범은 단연 테크놀러지 관련 기업들이다.

순익이 가장 많이 줄어든 상위 20개 회사의 총 감소분은 전체 4백36억달러중 3백25억달러에 달한다.

이들 회사 가운데 14개가 테크놀러지 및 통신관련 회사들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수익성 악화의 이유로 노동력및 에너지 비용 상승과 판매감소 등 "고전적인" 요인들을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더들리는 "순익감소는 에너지가격의 상승과 생산성 하락, 임금 상승의 복합물"이라며 "투자붐이 가라앉은 이후 악화될 수 있는 모든 것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수익성 하락은 기업들의 감원및 투자 축소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실업증가로 현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소비 지출이 줄어들고 투자 축소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1분기 순익 실적만 보면 실제보다 더 나쁜 상황으로 오인할 위험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1분기는 경기가 가장 좋았던 시기로 순익이 전년에 비해 21% 증가하는 등 기업들의 실적이 워낙 좋았다.

이 때문에 단순한 순익 비교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수송 장비업종의 순익 감소율이 97%로 가장 컸다.

연료가격 상승과 수요부진 탓이다.

광고업종도 회사들의 마케팅비용 감소로 인해 94%나 급감했다.

컴퓨터제조 자동차제조 산업장비 등의 업종도 큰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실적호조로 음료업종의 순익은 2백68% 급증,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에너지관련 회사들도 석유 천연가스 휘발유 가격의 상승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순익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회사는 통신네트워크장비회사인 루슨트 테크놀러지.

지난해 1분기에 7억5천5백만달러의 이익을 낸 이 회사는 지난 분기에 무려 36억9천만달러의 순손실을 입었다.

과도한 재고와 수요부진으로 허덕이는 시스코시스템스가 뒤를 이었다.

이 회사는 6억4천1백만달러의 이익에서 26억9천달러의 손실로 돌아섰다.

지난 분기에 재고처리 비용으로 22억달러를 상계한 것이 실적악화에 크게 작용했다.

[ 정리=국제부 inter@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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