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오픈 '옥에 티'..강수연이 드롭해 구르는 볼 경기위원이 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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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일 열린 한국여자오픈은 박세리,로라 데이비스,로리 케인 등 유명 선수들이 참가하고 많은 갤러리들이 찾아와 성공적으로 마쳤다.
골퍼들로서는 모처럼 화창한 날씨 속에서 세계적 선수들의 기량과 매너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다.
몸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우승을 낚아챈 강수연의 투혼도 돋보였다.
TV로 중계된 이 대회는 그런데 ''옥에 티''가 있었다.
최종일 18번홀(파4).
2위 박세리에게 6타 앞서 있던 강수연의 티샷이 왼쪽으로 날더니 카트도로 위에 멈췄다.
카트도로는 인공장애물이므로 벌타없이 구제받을 수 있다.
강은 도로 옆 러프에 ''니어리스트 포인트''를 정한 뒤 드라이버 길이 내에서 드롭했다.
그 곳은 급경사지였기 때문에 볼은 지면에 떨어진 후 금세 굴러내렸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대한골프협회 경기위원이 구르고 있는 볼을 집어 강에게 ''다시 드롭하라''고 주었던 것.
강은 재차 드롭했으나 볼은 역시 굴렀고 경기위원은 또다시 구르고 있는 볼을 주워 강에게 주었다.
골프규칙상 드롭은 두 번까지만 할 수 있다.
두 번 했는데도 볼이 낙하한 지점에서 두 클럽 길이 이상 굴러가면 그땐 처음 지면에 닿은 지점에 볼을 놓고 쳐야 한다(골프규칙 20조2항).
강은 결국 두 번째 드롭 시도에서 볼이 처음 지면에 닿은 부분에 볼을 놓고 플레이를 계속했다.
강의 행동에는 하자가 없었으나 경기위원의 행동이 눈에 거슬렸다.
선수가 드롭한 볼을,그것도 굴러가고 있는 볼을 왜 경기위원이 집었느냐는 것이다.
그 경기위원은 "경기진행을 빨리 하기 위해서 구르고 있는 볼을 집었다"고 해명했으나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강이 드롭한 지점이 급경사지이고 볼이 처음 떨어진 곳에서 두 클럽 길이 이상 굴러가고 있다고 판단돼도 그 볼은 완전히 멈춘 뒤 선수가 집어야 한다.
만에 하나,볼이 두 클럽 길이 이내에서 멈추었더라면 어떨 뻔했는가.
인플레이 볼을 경기위원이 집어버린 꼴이 돼버린다.
세계적 선수 한두 명이 배출됐다고 해 골프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는 선수나 갤러리보다 경기위원들의 세련되지 못한 행동이 입방아에 올랐다.
어떤 경기위원은 선수들이 샷을 하고 있는데 그 옆을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가기도 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
골퍼들로서는 모처럼 화창한 날씨 속에서 세계적 선수들의 기량과 매너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다.
몸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우승을 낚아챈 강수연의 투혼도 돋보였다.
TV로 중계된 이 대회는 그런데 ''옥에 티''가 있었다.
최종일 18번홀(파4).
2위 박세리에게 6타 앞서 있던 강수연의 티샷이 왼쪽으로 날더니 카트도로 위에 멈췄다.
카트도로는 인공장애물이므로 벌타없이 구제받을 수 있다.
강은 도로 옆 러프에 ''니어리스트 포인트''를 정한 뒤 드라이버 길이 내에서 드롭했다.
그 곳은 급경사지였기 때문에 볼은 지면에 떨어진 후 금세 굴러내렸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대한골프협회 경기위원이 구르고 있는 볼을 집어 강에게 ''다시 드롭하라''고 주었던 것.
강은 재차 드롭했으나 볼은 역시 굴렀고 경기위원은 또다시 구르고 있는 볼을 주워 강에게 주었다.
골프규칙상 드롭은 두 번까지만 할 수 있다.
두 번 했는데도 볼이 낙하한 지점에서 두 클럽 길이 이상 굴러가면 그땐 처음 지면에 닿은 지점에 볼을 놓고 쳐야 한다(골프규칙 20조2항).
강은 결국 두 번째 드롭 시도에서 볼이 처음 지면에 닿은 부분에 볼을 놓고 플레이를 계속했다.
강의 행동에는 하자가 없었으나 경기위원의 행동이 눈에 거슬렸다.
선수가 드롭한 볼을,그것도 굴러가고 있는 볼을 왜 경기위원이 집었느냐는 것이다.
그 경기위원은 "경기진행을 빨리 하기 위해서 구르고 있는 볼을 집었다"고 해명했으나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강이 드롭한 지점이 급경사지이고 볼이 처음 떨어진 곳에서 두 클럽 길이 이상 굴러가고 있다고 판단돼도 그 볼은 완전히 멈춘 뒤 선수가 집어야 한다.
만에 하나,볼이 두 클럽 길이 이내에서 멈추었더라면 어떨 뻔했는가.
인플레이 볼을 경기위원이 집어버린 꼴이 돼버린다.
세계적 선수 한두 명이 배출됐다고 해 골프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는 선수나 갤러리보다 경기위원들의 세련되지 못한 행동이 입방아에 올랐다.
어떤 경기위원은 선수들이 샷을 하고 있는데 그 옆을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가기도 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