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5월 초로 예정됐던 인천국제공항 수하물처리시스템(BHS)의 자동화 일정이 또 다시 연기됐다.

여러번 미뤄졌던 자동화 개시일이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음에 따라 개항전부터 논란이 됐던 시스템 불안문제가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인천공항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항공사는 당초 일정을 연기하는 대신 오는 16일까지 항공사별 테스트를 마치고 17일 관련기관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모두 동의할 경우 18일부터 자동화에 들어간다는 내용의 스케줄을 항공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필원 인천공항공사 부사장은 이에 대해 "특별한 문제가 있어 지연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지금이라도 당장 시작하라면 할 수 있지만 완벽을 기하기 위해 시간을 조금 미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이뤄지고 있는 준자동화체제는 개항에 앞서 가진 테스트에서 수하물처리시스템이 계속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공항공사측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고육지책.

이로 인해 공항내 88개 시스템을 완전 자동화하기 위해 투자한 1천억원의 돈은 아직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사 관계자들은 공항공사측의 이같은 설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항공사에는 이미 당초 계획을 수정한 자동화테스트 일정을 통보해 놓고도 언론 등 대외적으로는 가동 시점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시스템자동화에 자신이 없거나 자동화 이후 발생될 문제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