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 없이 헤어지더라도 긍정적으로 끝맺음하고 싶어요"

요즘 미국에서 "이혼식"이 화제다.

언뜻 보기에는 결혼식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

꽃으로 뒤덮인 식장에서 커플이 서약을 한다.

촛불도 환하게 켜져 있다.

비디오카메라가 작동하는 가운데 둘다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반지도 교환한다.

하지만 결혼을 맹세하는 다정한 커플들이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 아니다.

서로 갈라지는 상황에서 쏟아지는 슬픔의 눈물이다.

반지도 선사하는게 아니고 되돌려 주는 것이다.

이들은 엄숙히 선서를 한다.

이혼한 후에도 서로를 인간으로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내용이다.

아직 보편화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이러한 이혼식 광경은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이혼을 한다고 해서 꼭 서로를 미워하는 감정으로 헤어질 필요는 없다는 요즘 세대의 "트인" 사고를 반영하는 행태다.

이혼식 형태도 다양하다.

신세대들이 소꼽장난하듯 끼리끼리 치르기도 하지만 일부 기독교 교회들은 이러한 이혼식을 주관하고 있다.

개신교 주요 교단인 연합그리스도의 교회는 "결혼의 종말"을 인정하는 식을 거행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연합 감리교회도 공식적인 이혼식은 아니더라도 갈라서는 커플들을 위한 기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서비스는 커플들이 이혼 후에도 신앙 생활을 이어가고 교회 활동에도 계속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어차피 이혼이 불가피하다면 새 삶을 제대로 꾸려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낫지 않으냐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선 결혼한 커플들의 40%가 이혼신고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