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은 10일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선 과감한 규제 철폐 또는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전례 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전경련은 미국 일본 등 대외 경제여건 악화로 한국 경제의 회복이 여의치 않다는 데는 정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내 요인으로 눈길을 돌리면 현격한 견해 차이를 보인다.

정부는 기업이 구조조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반면 구조조정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고용 조정이 불가피하나 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하다는 게 전경련의 반박이다.

예컨대 모호한 정리해고 요건과 기업 인수합병시 기존 근로자를 포괄 승계하도록 한 규정 등이 기업 구조조정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또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과도한 정부 개입 △규제 위주의 기업지배구조개선 추진 △출자규제 부활 등이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업경영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전경련은 30대 그룹이 해소해야 할 출자총액규제상의 출자 초과액이 약 10조원에 달하는 데다 증시 여건이 나빠 내년 3월말까지 초과분을 해소하기 어려워 신규 투자나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따라서 현재의 경제난국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제활력의 주체인 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출자총액규제 개선 △부채비율 규제완화 △인수합병시 고용승계 의무 및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 요건 완화 등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기업의 현지금융 보증한도 확대 등 수출지원책 △기업금융 중개기능의 정상화와 같은 경기회복 기반조성 등을 제시했다.

전경련 외에 대한상의도 이날 ''기업의 여성인력 활용도 제고방안 건의''를 통해 모성보호법의 입법 중단을 촉구했다.

상의 여성인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육아부담 해소와 같은 공급확대 보다는 기업이 이들을 고용할 때 각종 비용부담을 감소시켜 주는 수요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