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당초 오는 14일께 당직개편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정창화 총무 및 목요상 전 정책위의장 등의 ''조기 개편'' 건의를 수용,이날 전격 단행했다는 후문이다.
◇당직개편 의미=이 총재는 이번 개편에서 사무총장과 대변인 등 핵심당직자를 유임시켜 당무의 연속성 및 안정을 꾀하는 한편 소장파 의원들을 전진배치,내년 지방선거 및 12월 대선에 대비한 친정(親政)체제의 ''기본틀''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비주류 인사가 대부분 배제된 것이 이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또 실물경제통을 전면에 배치한 점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김만제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기용하고,임태희 의원을 경제담당 제2정조위원장으로 발탁한 것은 향후 선거에서의 최대 이슈는 경제문제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고려했다.
경제부총리 출신의 김 의장 라인에 재경부에서 다양한 실무경력을 쌓은 임 의원이 가세,여권과 차별화된 정책대안을 마련한다는 게 당지도부의 생각이다.
총재비서실장이 김무성 의원으로 교체된 것은 김 의원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 특수관계에 있다는 점이 감안됐으며 권오을 의원의 기획위원장 기용은 그의 대변인 지망에 대한 보상적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이 강하다.
◇국가혁신위=내년 대선에 대비한 한나라당의 ''싱크탱크''로 당내외 인적자원을 결집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조직이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당내 최고 위상''을 지닌 조직을 만든다는 당초 기획과 달리 거물급 인사를 위원장으로 영입하는데 실패,출발전부터 그 역할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혁신위는 국가비전분과 등 7개 분과로 구성돼 있으며,분과위별로 각종 토론회와 공청회,심층연구 등을 통해 당의 대책을 마련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원로급 인사와 각계 전문가 20∼30인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중립적인 위치에서 혁신위 활동을 심의토록 했다.
그렇지만 혁신위는 거물급 인사를 위원장과 자문위원장으로 영입해 ''섀도 캐비닛''역할을 겸한다는 당초 의도와 달리 이회창 총재가 위원장을 맡는 ''변칙구성''을 했다.
''거물''확보 실패로 예정보다 빨리 혁신위 인선결과를 발표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형배·김동욱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