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내에 공통화폐를 도입하자는 논의는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당시 일본은 막강한 제조업 경쟁력과 동남아 지역과의 높은 경제관계를 바탕으로 엔화 블록을 추진해 왔다.

이후 일본은 엔화 블록을 가시화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97년 하반기 이후 일본은 미야자와 플랜 등을 통한 적극적인 자금지원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환심을 사는 데 주력했다.

문제는 엔화 블록 추진시기와 맞물려 버블이 붕괴되면서 일본경제가 장기간 침체국면에 빠져들고,이로 인해 공통화폐 도입의 필수요건인 엔화 가치의 안정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엔화 가치가 흔들림에 따라 아시아 지역 내에서 엔화에 대한 보유심리가 약해져 현재 엔화 블록 추진 움직임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최근 한.중.일 3국간에는 엔화를 대신할 새로운 공통화폐 도입을 위한 연구가 한창 진행중이다.

여러 가지 방안이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유럽연합(EU)이 1992년 마스트리히트 정신에 따라 유로화를 도입한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를 위한 1단계 작업으로 아시아통화제도(AMS:Asian Monetary System)를 도입, 아시아환율조정체계(ARM:Asian Realignment Mechanism)를 운용해 아시아 각국간의 통화가치를 조정한다.

ARM은 아시아 중심국간에는 환율변동 폭을 좁게 운용(narrow band)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간에는 환율변동 폭을 넓게 운용(broad band)하는 복수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제2단계 작업으로 아시아 중앙은행(ACB:Asian Central Bank)를 설립, 아시아 각국의 경제여건을 경제적 수렴조건(Economic Convergence Conditions)에 따라 본격적으로 조정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마지막 3단계로 단일통화인 아시안 유로화를 도입하게 된다.

이런 경로가 순조롭게 이뤄져 아시아 지역 내에 아시안 유로화가 도입될 경우 현재 다양한 각도에서 추진되고 있는 경제협력 방안들이 완결되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