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거장 알랭 레네(79)감독의 "히로시마 내사랑(Hiroshima Mon Amour)"이 서울 동숭동 하이퍼텍 나다에서 23일부터 상영된다.

"히로시마 내사랑"은 현대영화의 출발로 불리며 끊임없이 실험정신을 불태워온 레네 감독의 장편데뷔작.세계 영화사에서 손에 꼽히는 "경이로운" 걸작이지만 프랑스문화원이나 일부 영화제에서 소개된 것을 제외하고는 국내 극장에서 처음으로 정식 개봉되는 것이다.

누보 로망 작가인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시나리오를 쓴 "히로시마..."는 2차세계대전이 끝난지 10여년뒤 히로시마에서 만난 프랑스 여인과 일본 남자와의 사랑을 기둥으로 한다.

영화촬영차 히로시마를 찾은 프랑스 여배우(에마뉘엘 리바)는 일본인 건축가와 사랑에 빠지고 그를 통해 과거 독일군 병사를 사랑했던 죽음과도 같던 고통을 기억해낸다.

외형상 봉합되었던 듯 하던 전쟁의 상흔은 둘의 기억과 상처속에서 되살아난다.

감독은 프랑스와 일본,과거와 현재,현실과 허구를 예기치 못할 형식으로 넘나들며 인물의 의식과 역사의 본질을 캐들어간다.

사운드와 이미지의 절묘한 조합도 인상적이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