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듀크(DEWK)족''이 미국사회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Dual Employed With Kids''의 약자인 듀크족은 아이를 가진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다.

아이 없이 둘이 벌어 여유있게 살자는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s)족''에서 한발짝 진전된 개념이다.

지난 90년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의 결과 미국 부부들 사이에 생겨난 ''아이를 낳고도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인구센서스국에 따르면 76년 전체 결혼가정의 3분의 1 수준이던 듀크족은 98년 50%를 넘어선다.

이 비율은 최근 60~70%까지 올라갔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중남미 출신으로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하는 히스패닉 인구가 흑인 인구보다 많아진 것과 함께 최근 미국 인구-사회지도의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듀크족의 부상은 우선 가정내 부부관계를 재정립시킨다.

경제부양자(남편)와 가사전담자(아내)로 구분되던 기존의 역할을 평등과 조화를 추구하는 관계로 바꾸고 있다.

사회구조도 변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남녀의 역할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진다.

상원의원 힐러리 클린턴이나 휴렛팩커드의 여성 CEO 칼리 피오리나 등은 듀크족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일 뿐이다.

제2의 힐러리, 제3의 피오리나는 조만간 쏟아져 나올 것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여성부가 신설되는 등 ''여성''은 이제 사회의 중심에 서있다.

한명숙 여성부장관은 최근 유엔 회의 참석차 뉴욕에 들러 "한국여성들은 이제 남성들이 홀로 짊어져 왔던 경제적 사회적 부담은 물론 고통도 함께 나눌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듀크족의 부상에 따른 문제점도 한둘이 아니다.

미국사회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는 학원 총기난사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학교에서 돌아와 대화를 나눌 부모가 없어 아이들의 성격이 삐뚤어지는 것이 사고원인중 하나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학원 총기사건은 이제 미국의 초등학교까지 확대되고 있다.

적어도 한국사회는 이런 부작용을 피해갈 수 있도록 서둘러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