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도 돈 버는데 당신은 왜 못벌어!"

보통사람에게는 심사가 불편해질 만한 제목을 단 책이 나왔다.

저자는 주부 전업투자자인 문홍임씨(43).

"선물.옵션의 귀재가 된 아줌마의 이야기"라는 표지의 설명만으로는 흔한 주식투자 성공담이겠거니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문씨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시장에서 돈을 벌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전쟁터같은 시장에서 늘 깨어있고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뼈저린 경험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단돈 5백만원으로 선물.옵션에 투자해 6억8천만원을 만든 성공의 주인공이다.

그렇지만 성공의 이면에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풋내기" 투자자 시절의 실패가 어려있다.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그녀가 결혼후 주식투자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15년전인 1986년.

초기 투자시절은 "중독"에 가까웠다.

한두번의 투자 성공에 도취해 무모하게 "베팅"을 했고 헛된 꿈에 빠져 증권사 직원의 추천을 곧이곧대로 믿다가 "작전주"에 휘말리기도 했다.

집을 팔고 빚까지 얻게되는 상황으로 치달았지만 결과는 5억원을 날리는 참담한 실패였다.

이혼과 자살까지 생각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다고 문씨는 회상했다.

거액을 날린 뒤 당시 지루한 약세장에서 투자자금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란 실의에 젖어있던 그녀는 선물.옵션거래의 전문가였던 한 외국계 펀드매니저를 만나고서부터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하루에만 수십배의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선물.옵션투자에 귀가 솔깃해진 문씨는 당시 선물.옵션에서 국내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펀드매니저를 집요하게 찾아다니며 투자비법을 공부했다.

그러나 문씨는 "정작 그에게 배운 것은 과학적이고 냉정한 투자의 중요성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경제신문을 탐독하고 기술적지표 분석,추세분석,엘리어트파동이론까지 투자에 필요한 공부에 주력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2~3년 지난 지금 그녀는 5백만원으로 6억8천만원을 벌어들인 선물.옵션의 귀재가 됐다.

문씨는 엔젤클럽 등에서 강의할 때 "선물.옵션 매매는 방향성이 중요하므로 전반적인 시장의 흐름을 고려한 추세매매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그녀는 단순히 투자성공담을 전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성공은 IMF 구제금융 이후 대세상승이라는 "천우"의 기회를 만나 가능한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문씨는 자신의 실전투자 경험을 낱낱이 고백함으로써 개인투자자에게 선물.옵션투자에 필요한 사전지식을 제공하려는 것이 의도라고 밝혔다.

그녀는 "개인투자자의 고통을 너무나 잘 알기때문에 특히 주부들이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해 투자에 앞서 충분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