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 50년.

김수환(79) 추기경이 올해로 사제서품 50주년을 맞는다.

천주교에선 서품 25주년을 은경축, 50년을 금경축이라 해서 이를 특별히 축하하는 행사를 교구별로 갖는다.

김 추기경의 서품일은 오는 9월15일이지만 부활절을 앞둔 ''성목요일''이자 ''사제의 날''인 지난 12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축하식이 마련됐다.

서품 70주년을 맞은 임충신(94), 60주년인 박고안(85), 50주년인 류영도(76) 신부들과 함께였다.

''성목요일'' 성유축성 미사후 마련된 이날 축하식은 단출했다.

축하인사와 성가대의 축하곡 합창에 이어 가톨릭회관 3층에서의 간단한 축하연이 전부였다.

번잡한 행사는 그의 성품이 용납하지 않았던 탓이다.

서품 50주년 기념으로 김 추기경의 전집과 화보집 등도 출간될 예정이다.

김 추기경의 삶은 단순히 한 개인의 역사가 아니라 가톨릭을 포함한 한국 현대사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신앙생활연구소(소장 신치구)가 준비중인 전집은 사제서품 이후 발표한 각종 연설문과 강론원고, 기고문, 인터뷰 기사 등의 기록을 주제별로 분류해 18권으로 묶여질 예정이다.

이중 9권은 우리 나이로 80회 생일이 되는 오는 6월 금경축과 팔순을 겸해 내놓고 9월말까지 완간할 계획이다.

또 천주교의 공식연구기관인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김성태 신부)는 김 추기경의 서울대교구 재임 30년을 정리하는 화보집을 내기로 하고 수천장의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1951년 대구 계산동 성당에서 사제로 서품된 김 추기경은 경북 안동본당을 시작으로 대구교구청, 김천본당 주임신부, 가톨릭시보사 사장, 마산교구장 등을 거쳤다.

1968년엔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됐고 다음해 47세의 최연소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특히 군사독재에 반대하며 민주화와 인권을 옹호했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편에 섬으로써 교회 안에서는 정신적 지주로, 사회에서는 양심의 대변자로 각인돼 왔다.

김 추기경은 1998년 서울대교구장을 사임한 이후 서울 혜화동에 집무실을 마련, 조용히 지내고 있다.

한편 김 추기경은 오는 27일 KBS 텔레비전 ''도올의 논어이야기''에 출연, 기독교 신앙과 논어에 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