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의 1/4분기 실적이 달러/원 환율급등과 철강가격 회복 지연으로 격감하고 2/4분기에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 3개월 단기 투자의견을 ''보유''(hold)로 하향조정한다고 12일 LG투자증권이 밝혔다.

그러나 철강가격이 바닥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해외투자가들이 세계철강부문에서 포항제철을 최우선 투자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을 감안, 12개월 장기투자의견은 ''비중확대''(overweight)를 유지했다.

LG투자증권은 포항제철의 올 1/4분기 매출은 2조7,600억원으로 전년동기비 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3,700억원으로 35%, 당기순이익은 1,600억원 수준으로 8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경상이익도 신세기통신 매각이익을 감안하더라도 1/4분기 경상이익은 2,19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비 76%나 감소될 것이라 예상했다.

더욱이 2/4분기 실적은 1/4분기보다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 1/4분기 평균환율이 1,272원에서 2/4분기에는 1,300원 수준으로 높아지고 △ 철강가격은 열연코일 기준으로 톤당 5∼10달러 상승해 내수가격을 조정하는 반면 △ 원료인 철광석과 원료탄이 4월부터 각각 4%와 8% 인상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실적악화의 최대 요인인 환율과 관련, 포항제철의 올해 수출이 25억달러, 원재료 수입이 30억달러로 예상돼 환율상승이 영업이익에 부정적이며, 지난해 말 순외화부채 역시 22억달러에 달해 환차손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철강가격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2002년 초에야 가서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돼 실적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올해 포항제철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당초 1조5,900억원에서 1조4,950억원으로 하향조정하고 연간 당기순이익도 9,380억원에서 8,530억원으로 축소조정한다고 LG는 말했다.

또 주당순이익(EPS)을 9,117원으로 추정하고 주가수익비율(PER)는 10.1배(시장평균 6.5배), EV/EBITDA는 4.9배(시장평균 4.4배)로 제시했다.

LG의 이은영 철강담당 애널리스트는 "포항제철의 경우 달러/원 환율이 1% 오를 경우 EPS를 4% 가량 하락시킨다"면서 "환율상승에 따른 1/4∼2/4분기 실적 악화가 주가의 상승을 제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포항제철의 주가 수준은 수익성 대비로 높은 수준으로 판단된다"면서 "단기적으로 추가상승을 위한 펀더멘털상의 모멘텀이 찾을 수 없다고 판단, 단기 3개월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LG투자증권은 포철이 IMT-2000사업 참여, 대우자동차 인수 등에 나설 경우 투자재원이 필요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안전성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 부분이 확정되는 상반기까지가 투자관련 리스크가 가장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