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보험제도가 일본에 역수출됐다.

일본이 지난 1일 일본수출투자보험공사(NEXII)를 출범시키면서 한국의 수출보험공사를 모델로 삼았다는 것.

일본은 경제산업성(옛 통산성) 산하 무역보험과가 담당해온 수출보험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월 정부조직 개편 때 별도기구를 설립키로 하고 외국의 사례를 연구했다.

당초에는 공사 형태에서 민영화된 유럽식 모델을 염두에 두었으나 일본의 현실에 비춰볼 때 이보다는 정부 출연기관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한국식 모델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지난 98년부터 한국수출보험공사와 연례 교차회의를 갖고 우리나라의 수출보험제도에 대해 연구해왔다.

수출보험공사 관계자는 "원래 한국이 지난 68년 일본의 수출지원 제도를 본떠 수출보험법을 제정했고 92년 수출보험 독립전담기구로 한국수출보험공사를 설립했다"며 "일본이 우리 모델을 역수입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수출보험 인수 규모는 한국(지난해 35조9천억원)의 7∼8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수출보험은 WTO(세계무역기구)가 금지하고 있는 정부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아 일본의 수출 드라이브가 가속화되면 수출보험제도의 수출이 한국에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