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초반 전날의 급등세를 이어가는 듯 했던 환율이 달러/엔 환율하락과 외환당국의 개입에 밀려 하락조정됐다.

단기급등 뒤의 부담감을 배경으로 달러매수세가 잦아들면서 매도강도에 의해 장이 움직였다.

당국은 실명개입이라는 ''강수''를 통해 환율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으며 이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의 하향조정압력이 거세질 것 같다"며 "달러/엔 조정여부에 달려있지만 1,330원대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어렵다"며 "오후에는 달러/엔 환율 움직임을 따르면서 1,342∼1,352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마감가 1,348.80원보다 3.80원 낮은 1,345.0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중에만 등락폭이 11원에 달하는 등 가파르게 오르내렸다.

달러/엔 환율도 뉴욕장에서 126.80엔대까지 올랐으나 외환당국자의 발언에 힘입어 소폭 내려앉았다. 특히 오후에 있을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하락을 도왔다.

닛케이지수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일본 자동차 판매 증가 소식으로 전날보다 2.30% 상승한 1만3,235.97로 마감됐다.

업체들은 환율이 하락하자 ''달러사자''가 거의 없었으며 네고물량도 그다지 내놓지 않아 균형을 이룬 양상을 보였다. 역외에서도 높은 레벨에서는 차익실현매물을 내놓아 환율하락을 돕기도 했으나 아래쪽에선 저가인식 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재정경제부 김용덕 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과 일본 사이에 엔화 약세를 용인한다는 합의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우리 정부는 두 나라 당국에 엔화 안정을 위한 노력을 적극 요청중"이라고 실명개입을 단행했다.

그는 또 "우리의 기초여건은 일본과 달라 최근과 같이 지나치게 엔화에 연동하는 패턴은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당국은 이에 상당히 우려하고 있으며, 필요시 수급조절 등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환율은 달러/엔 환율상승과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1,356원까지 오른 기세를 타고 전날보다 4.20원 높은 1,353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직후 1,355원까지 상승했으나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시장에 가중되고 국책은행을 통한 물량개입이 나오자 환율은 반락했다.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가진 은행권에서 달러되팔기가 가세, 1,344원까지 되밀리며 이후 저가인식 매수세로 1,350.90원까지 잠시 반등했으나 당국이 개입에 나서자 다시 내려앉았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