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하락과 현대, 삼성그룹 악재에 휘둘리며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최근 국내 증시에 영향력이 커진 닛케이지수와 나스닥선물지수가 하락하는 등 해외증시도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27일종합주가지수는 532.90를 기록, 전날보다 13.08포인트, 2.40% 내렸고, 주가지수선물 6월물은 1.55포인트, 2.29% 하락한 66.25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0.91포인트, 1.25% 낮은 71.86을 가리켰고, 코스닥선물 6월물은 2.25포인트, 2.76% 하락한 79.25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이틀간 이어진 기술적 반등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하락을 계기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의 자생력이 없는 상태에서 여전히 해외 증시를 쳐다볼 수 밖에 없다"며 "내일 발표되는 3월 소비자신뢰지수, 2월 내구재 주문 동향 발표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도 "그린스펀이 미국기업경제학회(NABE) 연설에서 통화 정책에 대한 언급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린스펀 발언이 뉴욕을 비롯 세계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의 나 팀장은 "단기 반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며 "해외 변수를 고려해야겠지만 520선에서 지지를 받으면서 매물 부담이 없는 560선까지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대우의 이 팀장은 "이번달 연기금 주식시장 투입분이 거의 완료된 상태여서 지수 방어가 힘든 상황"이라며 "반등의 한계를 보여준 만큼 전저점인 527이 지켜지지 못할 경우 500선까지 하락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증시는 나스닥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를 유지,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현대건설 전액자본잠식 및 삼성 계열사의 지분매입 소식에 오후 들어 점차 매도물량이 늘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삼일회계법인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에 대한 감사결과 부실 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전액 자본잠식상태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건설이 하한가로 추락한 것을 비롯, 현대상사 11.15%, 현대전자 9.74%, 현대상선 7.24% 등 현대그룹주가 큰 폭 하락했다. 현대전자는 1억1,426만주의 손이 바뀌며 올들어 단일 종목 거래규모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e삼성, 삼성인터네셔널, 가치네트 이재용씨의 인터넷 기업 지분을 대거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실망매물이 출회되면서 삼성전자가 닷새만에 내림세로 돌아서며 4.38% 하락한 것을 비롯 인터넷 기업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기, 삼성증권, 삼성SDI, 제일기획 등이 약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나흘째 매수기조를 이어갔지만 그 규모는 급속히 줄어 3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인은 314억원 순매수, 기관은 354억원 순매도로 맞섰다.

포항제철 강세에 힘입어 철강및금속업종이 소폭 오른 것을 제외하면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전날 의약분업실패 우려와 그린밸트 해제를 재료로 큰 폭 올랐던 의료정밀와 건설주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상한가 15개 포함 221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50개를 포함 596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이 ''동기식''에 대한 기대로 이틀째 강세를 이어가는 등 대형통신주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전날 반등의 한축을 담당했던 반도체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서면서 혼조세에 빠졌다.

장후반 종합지수가 급격히 무너진데다 리타워텍 주가 조작 수사가 한국기술투자에까지 번지면서 내림세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대형통신주 매집에 나서며 27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84억원과 39억원을 순매도했다.

지수는 약보합세를 나타냈으나 하락종목수 427개가 상승종목 122개를 크게 앞섰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