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을 앞두고 나라 안팎의 경제가 온통 ''불확실성''으로 뒤덮이고 있다.

지난 주말엔 급기야 비상경제 체제가 발동됐다.

국내 경제를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는 해외 요인이 회생 조짐은커녕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특별 경기점검반을 가동하고 1조원의 설비자금펀드를 조성키로 하는 등 긴급히 내놓은 경기부양 조치가 시장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이번 주의 관찰 포인트다.

특히 고삐 풀린 듯 치솟고 있는 환율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주말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환율의 자유변동을 용인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대미 수출이 3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수출전선에 낀 먹구름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환율 희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속내다.

이에 따라 원화 환율은 이번 주에도 상승 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원화값과 부쩍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일본 엔화의 움직임이 최대 변수다.

금융시장의 움직임도 여전히 불안하다.

지난 주말 기준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5.76%로 한주 전에 비해 0.26%포인트 높았지만 환율을 따라 출렁거리고 있어서 앞으로의 진행 방향을 속단하기 힘들다.

정부가 긴급 경기대책으로 설비자금 금리의 추가 인하 등 ''금리의 전반적인 하락세 유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거리다.

이번 주에는 몇가지 굵직한 경기 관련 통계 발표가 예고돼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올 1·4분기 중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를 내놓는 것을 필두로 28일과 30일에는 통계청과 재정경제부가 2월중 산업활동 동향과 3월중 물가동향을 각각 발표한다.

올들어 발표된 몇가지 지표에서 지난 1월을 고비로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런 추세가 재확인될지가 소비자동향 조사결과의 체크 포인트다.

산업활동 동향도 경기 상황을 재는 중요 잣대다.

기업의 생산,출하 및 재고를 망라하고 있다.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조업률이 오름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던 1월 통계와 같은 방향을 가리킬지가 관심사다.

물가동향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도 궁금하다.

이달들어 환율이 숨가쁘게 뜀박질해 왔는데 그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영향이 얼마나 물가지수에 반영됐는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은 환율 급등에 따라 올 물가관리 목표인 3?1%를 지키기가 어려워진 것으로 보고 더 이상의 급격한 환율 상승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주 발표될 물가동향에 따라 정부와 한판의 힘겨루기에 나설 것인지 주목된다.

이번 주 예고돼 있는 최대 이벤트는 역시 개각이다.

이르면 26일중 단행될 것으로 알려진 개각에 경제팀의 교체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뚜껑이 어떻게 열릴 지는 지켜봐야 한다.

경제팀 교체 여부에 관계없이 ''시장''이 바라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정부 관련 부처내의 팀워크다.

나라 경제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한국은행 등 핵심 기관들은 지난 한주일 동안 감세와 금리 환율 등 중요 거시정책 수단을 놓고 엇박자를 냈다.

파탄 일보 직전에 몰린 의료보험 재정의 수습까지 포함해 경제팀에 거는 국민들의 ''마지막 기대''가 막대하다는 사실을 당국자들은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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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 포인트 ]

<>26일
.한국은행, 1.4분기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 발표
.금융감독원, 은행권 2000 회계연도 영업실적 발표

<>27일
.기획예산처, 2002년도 예산안 편성지침 작성 및 통보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 발표

<>28일
.고위 당정 정책조정회의
.통계청, 2001년2월중 산업활동 동향 발표

<>29일
.한은, 2월중 국제수지동향 발표
.미국, 2004년 4.4분기 GDP(국내총생산)발표

<>30일
.재정경제부, 2001년 3월중 물가동향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