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3백원을 넘어선 뒤에도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엔화환율만 쳐다보고 있다.

원화환율이 엔화 등락에 따라 춤추는 ''엔화동조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서다.

외환 딜러들은 일단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천3백원선을 뚫은 이상 1천3백20원대까지는 무혈입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당국이 점차 ''구두 개입''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주변 여건상 오름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그렇다고 국책은행을 동원하는 시장 개입도 현 추세에서는 적절치 않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외환당국은 극단적인 엔화 동조화가 자칫 환율 급락세로 반전될 위험을 안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요즘 외환시장은 수급 무역수지 등 다른 변수들은 모두 제쳐 놓고 엔화만 따라가는 왜곡된 구조"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당국은 당장은 원화가 엔화를 따라 오르겠지만 이달말쯤엔 ''월말효과''(수출대금 유입에 따른 달러공급)와 외국인 직접투자자금의 유입 등으로 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도 엔화환율 오름세가 주춤하는 시점에서 원화 환율의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이 심리적 요인에 좌우되는 분위기여서 상황 반전시 달러 가수요까지 붙은 현 상황과는 정반대 국면도 상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전망이 안개속인 만큼 국제 금융기관들의 환율 전망도 제각각이다.

메릴린치는 6개월뒤 원화 환율이 1천3백8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 반면 골드만삭스는 1천3백원, 살로먼스미스바니는 1천2백80원을 점쳤다.

JP모건(1천2백60원)과 도이체방크(1천2백25원)는 훨씬 내려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