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틈새주''들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발 ''한파''에 밀려 게걸음 장세가 지속되면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틈새주는 대략 △절대 저가주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의 지분이 적은 종목 △유통주식수가 적은 종목 등으로 정리된다.

이밖에 등록 후에 장기적으로 소외된 종목이나 일부 관리종목도 틈새주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들은 IT(정보기술)관련주 닷컴주 테마주 등의 약세로 생겨난 공백을 메우며 시장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틈새주에 대한 추격매수는 위험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시장의 주도주 부재를 틈탄 발빠른 순환매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순환매는 흐름을 잘못 탈 경우 단기 꼭지를 잡기 십상이다.

게다가 틈새주는 유동성이 충분하지 못해 조정때 급락가능성도 높다.

◇틈새주 장세=기술주 실적부진과 경기 경착륙 우려로 급락한 미국증시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휘청거리면서 틈새주들이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LG투자증권 전형범 애널리스트는 "나스닥 눈치보기로 시장이 횡보하는 상황에서 시장 체력마저 약해 순환매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매수세가 중소형주 중심으로 번지면서 틈새주 장세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미국발 충격이 대부분 대형주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순환매는 △기관이나 외국인들의 보유물량이 적은 종목 △절대 저가주 △발행주식수가 적은 업체 등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모두 유통 주식수가 적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20일 코스닥시장에서 한길무역 부방테크론 전신전자 해송산업 한신코퍼레이션 청보산업 등의 강세는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코스닥시장 급락기인 7월을 전후해 등록돼 관심을 못끌었던 일부 종목들도 강한 틈새주를 형성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등록 후 장기소외로 주가 그래프가 원형바닥을 만든 안국약품 태창메텍 하이퍼정보통신 링크웨어 다산인터넷 등에 매수세가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추격매수는 신중해야=틈새주는 말그대로 틈새주다.

순환매가 끊기면 언제든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대우증권 김분도 연구원은 "급등 후 조정을 받다가 다시 재상승을 시도하는 종목들이 많다"며 "발행주식수가 적어 물량부담은 적지만 대신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조정땐 급락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순환매의 길목을 미리 파악할 능력이 부족한 투자자라면 섣부른 공격적 매수를 자제하라는 주문이다.

이에 따라 틈새주보다 실적우량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 연구원은 "틈새주도 중소형 개별종목에서 파생된 테마의 일종"이라며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실적호전 중소형주가 부각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 증시란 외생변수가 지연시켰던 12월 결산법인들의 실적대비 재평가 작업이 앞으로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