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홍보분야에선 우먼파워가 압도적이다.

현재 약 20개 영화홍보사에서 일하는 인력 1백여명중 90% 이상이 여성이다.

영화를 꼼꼼히 분석하고 관객들의 기호를 정확히 파악해 홍보하는 업무특성이 여성들의 창조적 감각이나 섬세한 감성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여성특유의 원만한 대인관계도 경쟁력이다.

영화홍보의 선구자는 ''올 댓 시네마''의 채윤희(49) 대표.

국내 처음으로 영화홍보사를 설립해 영화홍보·마케팅의 전문화 시대를 개척해낸 주역이다.

86년 영화법 개정으로 영화사가 급증하면서 영화계로 스카우트됐다.

양전흥업 삼호필림에서 기획일을 하다 94년 ''올댓''을 세우고 홍보·마케팅에 나섰다.

그의 지휘 아래 ''올댓''은 ''고스트맘마'' ''쉬리'' ''잉글리쉬 페이션트'' ''매트릭스'' 등 굵직한 국내외 영화의 홍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탁월한 리더십으로 여성영화인모임 회장도 맡고 있는 영화계의 ''대모''.

채 대표에 이어 등장한 차세대 여성 주자들도 주목할만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젊은기획 이희주(32) 대표는 92년 숙대 중문과 졸업후 우진필림, 지맥 엔터프라이즈를 거쳐 96년 3월에 젊은기획을 차렸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매그놀리아'' ''하면 된다'' 등이 그의 ''작품''.

씨네코아 극장 개관때 ''젊은 우리영화 페스티발''도 기획했다.

현재 한국영화 ''마녀''(가제)를 제작기획중이기도 하다.

이손기획 손주연(37) 대표는 예술영화 기획쪽에서 발판을 닦았다.

씨네마테크 씨앙씨에 대표를 거쳐 영화사 백두대간에서 실장으로 일했다.

90년대 중반 백두대간이 운영했던 예술영화전용관 동숭씨네마텍의 전체 기획을 맡아 ''희생'' ''천국보다 낯선'' 같은 명작들을 선보이면서 예술영화 팬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던 인물.

96년 10월 이손기획을 연 후 ''월레스와 그로밋'' ''내마음의 풍금''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등 작품성이 빼어난 작품들을 홍보했다.

아트로드 김민지(38) 대표는 영화의 장점을 정확히 집어내 부각시키는 것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재미난 이벤트를 만들어내는 솜씨도 돋보인다.

화천공사 기획실, 대우비디오 기획실에서 10여년간 영화일을 했고 영화잡지 기자생활도 하다 97년 2월 아트로드를 열었다.

''책상서랍속의 동화'' ''글래디에이터'' 등을 홍보했고 최근엔 한국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히트시켰다.

래핑보아 이선희(33) 공동대표도 사실상 회사를 운영한다.

93년 이벤트 기획사 영화사업부에서 대종상 청룡상을 기획 진행하다 97년 남편과 함께 래핑보아를 만들었다.

''뽀네트'' ''나라야마 부시코'' ''아메리칸 사이코'' ''컵''처럼 작품성이 뛰어난데 흥행요소가 약한 작품을 맛깔나게 포장해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