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개혁은 젊은 외인구단이 맡는다"

은행들이 올 주주총회에서 외부전문가를 잇따라 영입하는 가운데 40대 파워엘리트 그룹을 만들어 가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은행들이 잇따라 젊은 피를 긴급 수혈했다.

이 와중에 30대 임원이 탄생하기도 했다.

올해 영입한 외부전문가의 특징은 외국계 금융회사등에서 국제적인 시각을 쌓은 인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올 금융계 샛별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재무담당부회장(CFO)으로 선임된 민유성(47) 전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사장.

민 부회장은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해 20여년간 외국계 금융회사에서만 몸담아 온 금융전문가다.

씨티은행에서는 심사와 재무분석책임자를 거치며 기업금융쪽을 두루 경험했다.

그는 자딘플레밍증권 리먼브러더스 모건스탠리 등을 거쳤고 최근까지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대표를 맡고 있었다.

우리금융지주회사 산하 금융회사들의 위축된 기업금융업무 활성화 여부는 그의 향후 행보에 달려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민 부회장의 전력 때문이다.

하나은행 주총에서 임원으로 전격 영입된 서정호(37) 본부장은 외인구단의 꽃으로 꼽힌다.

은행권 임원 중 최연소인 데다 30대 임원이라는 금융계의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서 본부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텍사스공대에서 경영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 조사부와 금융감독원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4월부터 아더앤더슨에서 리스크관리 담당 이사로 일해왔다.

하나은행에서도 리스크관리본부장 역할을 맡게 됐다.

조흥은행의 지동현(43) 상무 역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었던 지 상무는 지난해부터 조흥은행 사외이사로 경영에 참여해왔다.

특히 금융환경 변화에 대비한 영업전략을 많이 조언해 위성복 행장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다.

그는 자금담당 임원을 맡아 이론적 능력을 실무와 접합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조흥은행이 영입했던 이건호(42) 리스크관리본부장도 한국금융연구원 출신.

이 본부장은 은행의 전반적인 자산관리를 담당한다.

주택은행은 박종인(47) 현대캐피탈 신용관리본부장을 스카우트해 신용카드사업을 맡기고 있다.

서울은행도 외부전문가가 요직을 차지하면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도이체방크 출신인 강정원 행장이 부임한 지난해부터 경영진 대부분을 외부에서 받아들였다.

최동수(46) 부행장과 여성 임원으로 화제를 뿌렸던 김명옥(43) 서울은행 상무는 40대 전문가 영입의 대표케이스로 꼽힌다.

최 부행장은 미 클레어몬트대에서 MBA(경영학석사)학위를 취득했고 한국신용평가에서 12년 동안 근무한 신용분석 전문가다.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서울증권을 거쳐 서울은행에 들어왔다.

기업여신을 담당해 굵직굵직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대상 기업을 처리하고 있다.

씨티은행 서울지점에서 업무총괄이사를 지냈던 김 상무도 경력을 살려 영업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