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 ''3월 위기설''의 진원지인 일본 은행들의 부실화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니시카와 요시후미 일본은행협회장은 "3월 위기는 없다"며 "패닉 상황에 몰린 것은 주식시장일 뿐 일본의 금융시스템은 위기에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그만큼 일본 은행들이 주식평가손 및 부실채권 증가로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일본 19개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설상가상으로 다우존스뉴스는 일본 다이와은행과 주오미쓰이은행이 기술적으로 파산 상태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일본 금융감독청은 1백36개 은행의 지난해 9월말 현재 부실채권(리스크관리채권)이 31조8천억엔으로 총 대출금의 6.44%라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보다 2조1천억엔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일본 재무성의 가이드 라인에 따라 은행들이 엄격히 분류한 부실채권 규모는 총 대출금의 12.94%인 63조9천억엔에 이른다.

이같은 부실채권이 문제가 되는 것은 40조엔에 달하는 보유 주식이 주가 급락으로 막대한 평가손을 내 자체 해결능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금융 전문지인 주간 다이아몬드는 닛케이지수가 1만1천엔일 때 16개 주요은행의 평가손은 3조6천7백억엔에 이른다고 최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공적자금으로 부실 지방은행을 정리하고 대형 도시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을 유지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일본 경제의 장기 불황이 풀리지 않는 한 부실채권 및 주식평가손에 따른 일본발(發) 금융위기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연구원 장원창 박사는 "주가 급락으로 평가손이 불어난 일본 은행들은 이달말 적자 결산이 불가피하고 자체 경상이익으로 부실채권을 해소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오형규 기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