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관급회담의 일방적 불참을 통보한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대미 비난을 본격화하고 있다.

북한 평양방송은 14일 "미국은 새세기에 들어와서도 대조선(북한) 적대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우리 공화국을 고립 압살하기 위한 책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북한은 또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동안 "새 미국 행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전쟁 준비를 노골적으로 다그치고 있다" "미제가 또다시 조선을 침략한다면 무자비한 징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대미 비난방송을 6건이나 집중 보도했다.

이에 앞서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13일 시사해설을 통해 "미국의 새 행정부가 선임정권의 공약을 외면하고 테러지원국이요 뭐요 하고 계속 떠들어대는 것은 그들이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해 얼마나 열을 올리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를 촉구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 북.미 핵합의 파기 가능성을 경고하기는 했으나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가급적 자제해왔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으로 미국의 대북 강경기조가 드러나자 북측이 대미 비난을 통해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