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은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75번째 생일이었다.

FRB 의장 자격으로는 14번째 생일이다.

이날 생일파티는 조촐했다.

토머스 폴리 전 하원의장,윌리엄 웹스터 전 중앙정보국장 등 친구 몇명을 초청해 점심을 함께 한게 전부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경제가 비틀거리는 마당에 큰 파티를 열기도 민망했을 것이다.

이날 오찬에선 NBC방송 기자로 그린스펀보다 21세 연하인 부인 안드레아 미첼(54)이 대변인 역할을 했다.

미첼은 그린스펀의 건강을 묻는 친구들의 질문에 "아주 좋다(Terrific)"고 잘라 말했다.

또 "남편은 나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자랑했다.

최근 월가에 나돌았던 그린스펀 사임설에 대해선 "말도 안된다(No way). 그는 아직 할일이 많다"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린스펀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찬란하다.

''경제대통령'' ''세계경제의 구원투수'' ''타이밍의 귀재'' 등 좋은 말들은 온통 그의 차지다.

"월가가 믿는 것은 그린스펀뿐이다"(제프리 바커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라는 말은 그의 영향력과 투자자들의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소위 ''그린스펀 효과''가 다소 약해졌다.

지난 1월 금리를 두번이나 내렸지만 증시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투자자들사이에선 ''좀더 일찍 내렸더라면…'' 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한 켠에선 ''실기(失機)한 정책자''란 소리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그린스펀은 지난주에 추가금리인하를 기대했던 월가를 다시 한번 실망시키기도 했다.

그린스펀은 생일을 앞둔 지난 며칠동안 ''경기 회생조짐''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선물보따리에는 예상보다 호전된 자동차 및 주택판매, 소비심리 회복 등이 담겨 있었다.

생일 전날에는 미 구매자관리협회(NAPM)로부터 ''2월 비제조업지수 상승''이란 보너스선물까지 받았다.

이제 월가의 시선은 그린스펀의 ''답례품''에 쏠려 있다.

선물에 담길 내용도 궁금하지만 선물보따리를 언제 풀지도 관심사다.

신동열 국제부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