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린 바셰프스키 < 前미무역대표부 대표 >

지난 1993년 클린턴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과 한국의 교역규모는 비약적으로 성장했으며 한국경제의 개방과 자유화정도도 이와 비례해 커졌다.

지난 92년 3백70억달러에 불과했던 양국간 교역규모는 지난해 8백억달러로 두배이상 성장했으며 한국은 오늘날 미국의 가장 활발한 교역상대국중 하나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한국의 관세는 8년전과 비교해 평균 절반정도나 떨어졌으며 반도체 컴퓨터 및 기타 정보기술(IT) 상품에 대한 관세는 거의 사라졌다.

한국은 또 농산품과 공산품에 대한 수많은 비관세 장벽도 철폐했다.

오늘날 한국의 수출상품중 5분의 1은 미국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주요 교역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집적회로 등과 같은 특수상품의 최대 공급국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미국에 있어 한국은 프랑스 브라질보다 넓은 상품수출시장이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50억달러 상당의 반도체와 1백50여대의 민간항공기, 1억2천만㎏의 쇠고기를 수입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과 미국은 교역관계에서 해결해야 할 일부 중요한 문제들을 갖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자동차산업이 좋은 보기가 될 것이다.

미국은 지난 98년 자동차수입과 관련한 주요 장벽들의 대부분을 제거했지만 한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한국의 자동차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곳으로 유명하다.

올해의 경우 약 50만대의 한국 자동차가 미국시장에 상륙할 예정이다.

그러나 올해 한국시장에 들어갈 미국자동차는 불과 1천5백대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정부에 의해 촉발된 이러한 외제품 수입반대운동은 한국시장을 폐쇄적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경쟁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불균형적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국과 미국간의 건전한 교역질서가 자리잡을 수 없음은 불문가지다.

지식재산권 문제도 이와 유사하다.

미국은 컴퓨터소프트웨어 서적 의약품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시장접근문제나 취약한 법적용 문제 등에서 한국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지난 97년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이후 한국은 전국민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와 기업들의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급한 불을 끄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경제회복은 여전히 더디게 이뤄지고 있으며 대우자동차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개혁과제들도 적지 않다.

미국은 한국의 개혁작업이 보다 근본적이고 철저하게, 그리고 시급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개혁이 지지부진할 경우 한국이 과거의 관행들 - 예컨대 철강 자동차 반도체 부문 등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급 - 을 재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을 미국은 갖고 있다.

미국은 궁극적으로 기업가와 농부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기를 원한다.

따라서 각나라 정부가 평화의 토대위에 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 통합된 시장경제를 추구하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미국은 전통적으로 자국의 권리와 이해를 강하게 주장해 왔으며 이러한 기조는 부시행정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막 출범한 지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시장에 대한 미국의 기본적인 이해관계는 매우 간단하고 분명하다.

상호 호혜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개방하고 인권과 법을 준수하며 나아가 서로의 평화와 안전을 증진시키는 일이다.

물론 우리의 이러한 목표는 성취가능한 가시권안으로 접어들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하에서 이뤄졌던 모든 성과물들은 부시 행정부에서도 여전히 변함없이 유지되고 발전될 것이며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큰 틀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정리=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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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샬린 바세프스키 전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최근 한국경제연구원(KEI) 주최로 워싱턴에서 열린 만찬에서 행한 연설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