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윳돈이 고수익 투자대상을 찾아 대이동하고 있다.

은행권의 수신금리가 연 5%(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대까지 떨어지면서 개인도 법인도 재테크 새판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2백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봇물처럼 신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20일 한국은행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안전성을 최우선시하는 시장 분위기를 타고 은행권으로 몰렸던 부동자금이 올들어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투신사 등 제2금융권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

투신권으로는 올들어 지난 17일까지 16조9천여억원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이중 머니마켓펀드(MMF)에 15조6천여억원, 채권형펀드에 4조1천여억원이 들어왔다.

주식형펀드에는 1천여억원, 신탁형에도 6천여억원이 유입됐다.

다만 혼합형펀드에선 3조7천여억원이 빠져 나갔다.

금리가 낮은 은행 정기예금에 맡겨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주식시장에도 선뜻 들어가지 못하는 부동자금이 MMF에 대기하고 있는 형국이다.

투신사 관계자는 "MMF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연 6% 안팎의 금리를 주고 있어 은행 보통예금보다 이자가 높다"며 "시중의 ''눈치 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증시 주변을 맴돌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금전신탁은 1조7천4백억원이 늘어났고 종금사 수신고도 올들어 2천2백억원이 증가했다.

부동자금이 이처럼 급격히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투신사 등 비은행권의 신뢰도가 최근 크게 개선된 데다 은행권의 금리가 더이상 내려가기 어려울 정도로 낮아진 점이 주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법인의 경우 연 7% 이하, 개인의 경우 연 6% 이하가 되면 자금이동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5% 대로 떨어짐에 따라 자금운용 패턴이 예금형에서 투자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