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거물급 최고경영자(CEO)들의 평균 연봉은 웬만한 중소기업의 연간 매출액인 3백80여억원에 달했다.

뉴욕포스트지는 지난해 메릴린치,모건스탠리 딘위터,베어스턴스,리먼 브러더스 등 월가의 주요 증권사와 투자은행 CEO들이 1999년보다 23% 늘어난 평균 3천40만달러의 연봉(스톡옵션포함)을 받았다고 18일 보도했다.

평균 연봉 증가율은 99년의 70%보다 크게 낮지만 액수로는 사상 최대이다.

월가의 CEO중 연봉 1위는 베어스턴스의 사장겸 CEO인 제임스 케인으로 전년보다 10% 오른 3천3백만달러를 받았다.

그는 보너스와 기본급으로 1천1백90만달러를 받은 데 이어 성과금조로 1천만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뒤를 이어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코만스키 회장 겸 CEO가 3천2백50만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99년 연봉(2천9백30만달러)보다 11% 늘어난 것이다.

그의 기본급은 70만달러이나 경영실적에 의한 보너스가 1천5백60만달러에 달했으며 스톡옵션도 8백10만달러에 이르렀다.

이로써 코만스키의 연봉은 지난 3년 사이에 3배로 뛰었다.

지난해 메릴린치의 순이익은 99년 27억달러에서 41% 뛴 38억달러를 기록했다.

주가도 월가 금융주 중 가장 높은 64%의 상승률을 보였다.

리먼 브러더스의 리처드 풀드 회장 겸 CEO는 전년보다 68% 늘어난 2천8백30만달러를 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순이익이 57% 증가한 17억8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모건스탠리의 필립 퍼셀 회장 겸 CEO의 연봉은 약 2천8백만달러로 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의 연봉은 99년에 58% 올랐었다.

CEO들의 연봉은 기본급 보너스 스톡옵션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스톡옵션이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월가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증시침체에도 불구하고 CEO의 능력에 따라 회사의 경영실적이 크게 엇갈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거액의 연봉을 받는 CEO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