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데이콤 삼성중공업 등 국내 기업들이 IMF체제 이후 3년여 만에 대규모 해외채권 발행에 나섰다.

이는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저금리로 한국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데이콤은 15일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1억달러 규모의 해외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데이콤은 "유로시장에서 공모 방식으로 BW를 발행하며 만기 이자율은 11.5%"라고 설명했다.

연 이자율로는 5.59% 수준이다.

데이콤의 해외BW 발행 주간사인 현대투자신탁증권의 고우석 이사는 "유럽계 투자기관들을 대상으로 수요를 조사한 결과 소화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1억달러 및 1억1천5백만달러 규모의 해외 기채에 나섰다.

해외 자금 모집은 두 회사 모두 FRN(변동금리부채권)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발행금리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다 2.00%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삼성전자 회사채가 리보에 2∼2.2%를 더한 수준에서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매우 좋은 조건이다.

문종박 현대중공업 재정부장은 "3천만달러 이상의 대규모 해외 자금 모집은 IMF체제 이후 처음이며 유럽계 투자은행이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FRN의 발행금리는 리보에 1.40%를 더한 금리로 결정됐지만 건조 중인 선박이 담보로 제공됐다.

안만업 삼성중공업 차장은 "6개 해외 기관을 대상으로 협상이 마무리됐으며 조만간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은 IMF체제 이후 해외 기채를 사실상 중단했었다.

지난해 한솔제지가 산업은행의 보증으로 해외 기채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실적이 거의 없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