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업계의 "여성 지점장 3총사"가 화제다.

현대투자신탁증권의 송미옥(43), 한국투자신탁증권의 박미경(43), 대한신탁증권의 민미숙(40) 지점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국내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빅3" 투신사의 야전 사령관을 맡고 있는 여걸들이다.

투신사는 "목돈"을 안전하게 관리해 주는 곳.

대개 수탁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한다.

특히 투신사 지점장은 돈을 끌어들이는 "자석" 역할을 하는 자리.

그런 탓에 오랫동안 여성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금녀구역"으로 통해 왔다.

이들이 그 자리를 꿰차고 앉을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고객관리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투신의 송미옥 분당 구미동 지점장은 지난 98년6월 투신업계 최초로 여성지점장에 오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입사 16년 만이었다.

이대 법대 출신인 송 지점장은 지난 82년 입사, 조사분석부와 홍보실, 기획실, 각 지점 등을 두루 거쳤다.

야전사령관에 오른뒤 지금까지 2년7개월 동안 구미동 지점을 지키고 있다.

그는 "새 고객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을 잘 관리하는게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고객의 결혼기념일과 생일 등에 공연티켓과 꽃다발을 선물하는 등 ''작은 정성''에 관심을 쏟는게 고객관리 비결이란다.

한국투신 박미경 지점장은 초임 지점장의 지방근무 관례를 깨고 서울 마포지점의 총책이 됐다.

지난해 4월 마포 지점으로 부임한 박 지점장은 주식시장 침체와 대우채 환매 등으로 투신권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좋지 않은 영업환경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부임초 3백40억원이던 수탁고가 현재 6백71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3.4분기에는 사내 최우수점포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 지점장은 "자신의 강점은 최대화하고 단점은 네트워크를 통해 보완하면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전문 직장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 지점장은 서울여상을 졸업한 78년 한국투신에 입사했으며 주경야독으로 85년 덕성여대를 졸업한 ''억척파''다.

"깊은 얘기를 나눌 동료가 없다는게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이라면서도 "남성들에게 뒤지지 않아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는 술 등 남성중심의 접대문화 대신 여성의 섬세함을 무기로 인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본다는 식으로 철저히 ''사람관리''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한투신 민미숙 압구정역 지점장은 지난 80년 대한투신에 입사해 올해 21년차가 된 직장여성이다.

창구에서 주문을 받는 일부터 시작했다.

인천과 천호동, 개포지점에서 차근차근 실력을 키운 끝에 지난 99년 12월 지점장에 전격 발탁됐다.

압구정역지점의 총 수탁고 8백억원중 1백억원은 민 지점장의 개인 고객돈이다.

지난 연말 사내에서 ''고객만족 최우수 지점''으로 선정돼 올해 전국지점장회의에서 성공스토리를 발표, 사내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는 "직원들의 화합을 통해 고객 감동을 이뤄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