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사의 4분기 이익 전망이 3분기 실적 시즌 완료 후 뒷걸음질 치고 있지만 에너지와 반도체 관련 종목의 기대치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편입 종목들의 분기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 합산치는 지난 8일 기준 1137.79달러로 집계됐다.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 10월 1일 집계치(1186.30달러) 대비 4.09% 낮아졌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이 커졌고 연말이 다가오면서 시장이 고(高)금리 환경 지속 여부의 불확실성을 주목한 영향”이라며 “3분기 실적 시즌에 제시된 4분기 가이던스(자체 전망치) 중 64%가 예상치를 밑돈 점도 컨센서스 하향 폭이 커진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3분기 실적 시즌을 포함한 최근 두 달 남짓 기간에 4분기 EPS 컨센서스가 조금이라도 오른 종목은 131개에 불과했다. 전체 종목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상향폭이 10% 이상인 18개 종목 중 에너지 관련 종목이 7개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원자력 등 청정에너지를 생산해 북미·유럽 지역에 공급하는 콘스텔레이션에너지가 상향폭이 가장 컸다. 4분기 EPS 컨센서스가 10월 초 1.30달러에서 이달 8일 1.84달러로 40.88% 높아졌다. 퍼시픽가스앤드에너지, 콘솔리데이티드에너지, CMS에너지, 퍼스트에너지 등 에너지 종목도 이익 전망치가 높아졌다.
인텔과 엔비디아도 EPS 컨센서스가 각각 39.48%와 23.19% 상향됐다. 인공지능(AI)산업의 성장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엔비디아는 서버에 들어가는 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인텔은 AI 테마 가운데서도 최근 관심이 뜨거운 ‘온디바이스 AI’ 관련 종목이다. 신경망처리장치(NPU)가 적용돼 인터넷
이번주(11~15일) 뉴욕증시는 12~13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97%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 월가에선 12월 FOMC 결과보다 내년 금리 인하 시점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일각에선 이르면 내년 3월부터 Fed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번 FOMC에선 금리 전망치인 점도표, 성장률, 인플레이션, 실업률 전망치가 포함된 12월 경제전망도 나온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는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점도표상 내년도 연방기금금리 목표치 중간값이 연 5.125%보다 낮은 수준으로 크게 떨어질 경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훨씬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도 주목된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평가와 내년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 금리 인상 종결 시점에 대한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시장의 지나친 기대를 식히기 위해 매파적인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번주 12일에는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3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CPI 발표가 12월 FOMC 첫날 나오기 때문에 FOMC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은 11월 CPI가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11월 근원 CPI는 전월보다 0.3%, 전년 동기 대비 4.0% 올랐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 중국 증시는 경기 침체 우려와 중앙경제업무회의에 대한 기대가 뒤섞이며 혼조세를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0.11%, 0.36% 올랐고 홍콩항셍지수는 0.07% 내렸다. 업종별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통신설비 등이 강세를 보였고 농업, 부동산, 자동차가 약세를 나타냈다.
경기 회복이 더딘 가운데 중국 증시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는 등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 중국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는 2% 이상 하락해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은 중국당국의 고위급들이 모여 내년도 경제정책 기조와 전망치를 논의하는 중앙경제업무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중앙경제업무회의에서 대규모 부양책이 나올 경우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15일에는 11월 경기 동향을 다양한 방면에서 파악할 수 있는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등이 발표된다. 내수 경기를 나타내는 소매판매 증가율 추정치는 12.5%(전년 동월 대비)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6월부터 다섯 달 연속 한 자릿수 증가에 머물렀는데, 11월엔 두 자릿수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월간 국내총생산(GDP) 격인 산업생산 증가율은 올 들어 최고 수준인 5.6%로 추정된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읽을 수 있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1~11월 누적, 전년 동기 대비) 추정치는 3.0%다. 경기 불황과 부동산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