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8시 50분.발주 마감시간 10분전. LG25 대전 실전점의 점주인 이남진(36)씨는 본사에 상품주문을 앞두고 고민에 빠진다.

"탄산음료는 재고가 충분하니까 추가 발주할 필요가 없는데...하지만 내일부터 3일간 기온이 올라가 예년수준을 회복한다는 예보가 있구만...그렇다면 추가발주를 해두는 것이 좋겠어"

수요를 예측하고 상품을 미리 준비하는 과정으로서 "발주"는 점포운영의 핵심활동이다.

LG25의 점주는 매일 아침 발주무선단말기(EOB)를 손에 들고 진열대를 돌며 발주수량을 본부로 전송한다.

이때 EOB 액정화면에는 개별상품의 판매량과 재고량이 날씨개황정보와 함께 표시돼 있다.

날씨변화에 따라 개별상품 판매량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알려주며 또 앞으로의 기상예보를 통해 "적정발주량"까지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 유통업체에게 날씨의 변화는 경영의 중요한 판단자료가 된다.

날씨가 맑거나 흐릴 때,기온이 높을 때와 낮을 때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은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LG25는 지난 98년부터 날씨와 기온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놓고 기상예보에 따라 팔림새를 예측하고 있다.

LG25에 따르면 기온변화에 따른 매출 증감폭과 변동방향은 상품의 특성에 따라 판이하게 나타난다.

소주와 양주 등 도수가 높은 술은 기온의 상승에 따라 매출이 감소한 반면 아이스크림과 탄산음료는 기온의 상승에 따른 팔림새가 크게 증가한다.

또 맥주와 아이스크림은 기온의 변화가 같더라도 기준온도가 높을 경우 매출 변동폭이 크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섭씨 5도에서 10도로 상승할 때 매출신장은 없지만 15도에서 20도로 높아질 때 17%의 신장율을 보인다.

또 25도에서 30도로 높아질 때 36%의 매출증가를 기록한다.

날씨가 흐리거나 맑은 정도 또한 중요한 변수다.

똑같이 기온이 높더라도 맑은 날 보다는 흐린날 아이스크림의 판매량이 20%이상 높아지게 되므로 재고를 충분히 보유해야만 한다.

LG25는 날씨에 따른 매출변동 자료를 전국의 6백30여 점포의 POS(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를 통해 공유하고 최근 15일간의 기상예보를 각 점포로 전송한다.

점포 경영주는 이들 정보를 개별 점포의 상황을 고려하여 상품발주 진열 판촉활동 등에 활용한다.

LG는 점포에서 상품 발주때 사용하는 무선단말기 화면에 기상개황을 그래픽으로 표시하고 있다.

또 지난해 여름부터는 이에 따른 적정 발주량까지 자동으로 권고해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강말길 LG유통 사장은 "유통업체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며 "팔림새를 예측하지 못해 결품과 과다재고의 악순환을 계속하는 소매점포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