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 김기창 화백의 타계가 그의 그림값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까.

현재 운보의 대표작들인 ''바보산수'' ''청록산수''시리즈는 전지(서양화 50∼60호 크기)기준으로 2천만원에서 3천5백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표작이 아닌 한국화나 소품들은 이보다 훨씬 떨어져 수백만원이나 심지어 1백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의 타계로 인한 가격 변동은 별로 없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갤러리현대측은 "고비 때마다 거래가에 대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작품 수가 많은 점도 가격 인상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앞으로 운보의 그림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최병식 경희대교수는 "운보만큼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도 드물다"며 "따라서 가격이 올라갈 게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임명석 대림화랑대표는 "운보는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화의 거목인데도 수억원에 달하는 박수근 김환기 등 인기 서양화가의 작품에 비해 값이 너무 형편없다"며 "장기적으론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는 운보 작품 중에서도 특히 전지 작품들이 오를 가능성이 많다고 제시한다.

운보는 선이 굵은 게 특징인데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크기가 40호 이상의 대작이란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소품은 가격 변동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