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움직인 책] 정노식 '조선창극사' .. 김명곤 <국립극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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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에 심취해 있던 대학 3학년 시절,인사동의 어느 고서점에서 우연히 "조선창극사"를 구입하게 되었다.
선비 출신으로 판소리를 애호하게 된 저자 정노식은 조선 사람이 광대의 소리는 좋아하면서 광대의 인격은 천대 멸시하는 현실에 분개하고,"광대소리야말로 조선인의 심상이 들어 있는 소리요,광대들이야말로 당당한 예술가이어늘 천대를 받아 왔으니 이제야말로 그 관념을 시정할 때다"는 생각으로 여러 지방으로 여행도 하고 생존한 광대나 나이 든 노인들을 만나는대로 한 기회도 놓치지 않고 이야기를 채집하여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판소리와 관련된 조선시대 선비들의 시라든가 기록,판소리의 유래,창법의 음악적 특징,동편제 서편제의 유래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한 다음,후반부에서는 권삼득,송흥록,염계달,모흥갑,김세종,이날치,장자백,김창환,송만갑,유성준,이동백,정정렬,이 화중선,박녹주,김초향 등 별처럼 빛나는 수많은 명창들의 아름다운 로맨스,소리 공부를 반대하는 집안과의 목숨을 건 투쟁,광대라고 천대하는 사회의 편견에 대한 반항,소리 공부를 하는 동안의 눈물겨운 고생,명창들의 출신과 판소리에 입문하게 된 사연,스승으로부터 전수 받은 내용,특기로 잘했다는 대목에 대한 소개 등을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놓고 있다.
이런 내용들의 대부분이 명창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장감이 풍부하고 매우 드라마틱하다.
그후에 씌어진 판소리에 대한 많은 연구 서적들은 거의 모두 이 책의 내용을 기초로 수정 보완된 것들이기 때문에 판소리에 대한 자료가 필요할 때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서편제"를 각색할 무렵,이미 내 머리 속에는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명창들의 이야기들이 각인 되어 있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그 이야기들이 "서편제"속에 스며들었을 것이다.
특히 움막에서 유봉이 "옥중가"에 나오는 귀곡성을 가르치다가 "옛날 송 흥록이란 명창은 이 귀신소리를 어찌나 잘 불렀는지 밤에 이 대목을 하니까 바람이 불어서 촛불이 꺼졌다"고 송화에게 일러주는 내용은 전적으로 이 책의 저자에게 배운 내용이다.
25년이란 긴 세월을 내 서가에서 함께 살아 온 이 책은 지금도 내게 명창 혼령들과 교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선비 출신으로 판소리를 애호하게 된 저자 정노식은 조선 사람이 광대의 소리는 좋아하면서 광대의 인격은 천대 멸시하는 현실에 분개하고,"광대소리야말로 조선인의 심상이 들어 있는 소리요,광대들이야말로 당당한 예술가이어늘 천대를 받아 왔으니 이제야말로 그 관념을 시정할 때다"는 생각으로 여러 지방으로 여행도 하고 생존한 광대나 나이 든 노인들을 만나는대로 한 기회도 놓치지 않고 이야기를 채집하여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판소리와 관련된 조선시대 선비들의 시라든가 기록,판소리의 유래,창법의 음악적 특징,동편제 서편제의 유래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한 다음,후반부에서는 권삼득,송흥록,염계달,모흥갑,김세종,이날치,장자백,김창환,송만갑,유성준,이동백,정정렬,이 화중선,박녹주,김초향 등 별처럼 빛나는 수많은 명창들의 아름다운 로맨스,소리 공부를 반대하는 집안과의 목숨을 건 투쟁,광대라고 천대하는 사회의 편견에 대한 반항,소리 공부를 하는 동안의 눈물겨운 고생,명창들의 출신과 판소리에 입문하게 된 사연,스승으로부터 전수 받은 내용,특기로 잘했다는 대목에 대한 소개 등을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놓고 있다.
이런 내용들의 대부분이 명창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장감이 풍부하고 매우 드라마틱하다.
그후에 씌어진 판소리에 대한 많은 연구 서적들은 거의 모두 이 책의 내용을 기초로 수정 보완된 것들이기 때문에 판소리에 대한 자료가 필요할 때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서편제"를 각색할 무렵,이미 내 머리 속에는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명창들의 이야기들이 각인 되어 있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그 이야기들이 "서편제"속에 스며들었을 것이다.
특히 움막에서 유봉이 "옥중가"에 나오는 귀곡성을 가르치다가 "옛날 송 흥록이란 명창은 이 귀신소리를 어찌나 잘 불렀는지 밤에 이 대목을 하니까 바람이 불어서 촛불이 꺼졌다"고 송화에게 일러주는 내용은 전적으로 이 책의 저자에게 배운 내용이다.
25년이란 긴 세월을 내 서가에서 함께 살아 온 이 책은 지금도 내게 명창 혼령들과 교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