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예감] (새해 콩트) 살아봐, 그러면 알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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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강규
그들이 이곳에 산지 어느새 십 년이 넘었군요.
이곳은 어디인가요.
봄이면 동백이 지천으로 꽃피는 남도의 바닷가지요.
사람들은 꽃등 같은 동백을 보러 몇 시간 씩 자동차를 끌고 이곳까지 달려옵니다.
그렇다해도 지금은 나무들이 헐벗고 드문 눈이 내리는 계절.
저 멀리 조선소에 밤참 먹는 노동자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망치소리처럼 들려왔다 사라지고 지금은 다만 적막한 겨울밤이군요.
처음 여자가 마을에 도착하던 날들이 생각나네요.
눈부신 4월 여자는 기차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어요.
그 손에는 커다란 짐가방이 들려 있네요.
미리 나와 기다리던 남자는 개찰구를 빠져 나오는 여자를 보고 슬몃 웃어 보입니다.
그리곤 그뿐 짐가방을 받아든 남자는 점잖게 앞서 걸어갈 뿐이었어요.
그러다 사람 없는 한적한 길을 지날 때 여자 쪽으로 얼굴을 돌려 서둘러 입을 맞췄죠.
그리고는 여자의 작은 손을 잡아 쥐고 속삭였어요.
"아 너 보고 싶어서 혼났다"
여자도 풋사과처럼 붉어진 얼굴로 대답했겠죠.
"나도..."
햇볕은 또 얼마나 화창했을까요.
딱딱한 식빵 같던 땅을 뚫고 갖가지 생물들이 깨어나고 복숭아꽃 살구꽃이 연일 폭죽처럼 터지던 시절입니다.
"여기야"
남자는 바닷가 집으로 여자를 데려갔어요.
말하자면 그들 살림집이군요.
동백꽃나무로 둥글게 담장이 둘러쳐지고 마당 한켠에는 목백일홍과 홍송 두어 그루가 심겨진 한옥입니다.
꼭이나 조선시대 선비 것 같은 집이지요.
시내로 나가면 그만저만 쓸만한 아파트들이 즐비한대도 그는 굳이 이곳 사랑채를 세내어 살고 있네요.
오래된 소나무기둥에 바닥엔 황토를 깔고 문짝에는 한지가 발려있는 조선집입니다.
그 방에는 대체 무엇이 있나요.
벽 두 면을 뒤덮은 책들과 품위 있는 다기 도구들,하나둘씩 모은 고풍스런 글씨 몇 점,낡은 TV와 비디오 레코더,찻물 끓여주는 보온병.
부엌에는 조그만 냉장고와 몇 가지 취사도구들이 있군요.
가스버너가 흘리는 불꽃 위에 냄비를 얹고 어설픈 식기에 그런대로 따뜻한 밥을 먹고 나면 소꿉장난처럼 신기하기도 정겹기도 한 것이 아아 이제 정말 한 남자와 살림을 꾸리는구나,하는 물결 같은 마음이 밀려오고 밀려가고 한 것이겠죠.
그날 밤 밤하늘엔 금박지 오린 것 같은 달이 떴네요.
젊은 그들은 오래된 부부처럼 나란히 누워 바닷가 파도소리에 귀 귀울입니다.
달빛처럼 은은한 파도소리 말이죠.
18K 두툼한 반지를 마디 짧은 손가락에 나누어 끼고,여느 연인들처럼 사랑의 맹세 같은 것도 간직했겠죠.
밤새 야근서는 달은 잠깐씩 졸다말다 하품을 하고,아 그리고 너무도 고요한 밤이군요.
그러고 보니 하늘 아래 우리들 둘 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사무쳤을까요.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아 쥐고 물었지요.
"말해봐.뭐가 제일 갖고 싶으니?"
"...갑자기?"
"돈 모아서 너 좋아하는 거 많이 사줄게"
"뜬금없이?"
"생각해보니 너 뭐하나 제대로 사준 적이 없어서 그래"
남자로 말하자면 이곳 지방전문대로 강의 나가는 선생님이지요.
남자는 쥐꼬리만한 강사 월급이나마 부지런히 모으고,훗날 전임이 되어 안정이 되면 바닷가에 쾌적한 한옥 한 채를 지어 살 꿈을 갖고 있습니다.
"나중에 돈 벌어다주면 뭣부터 들여놓고 싶어?"
"글쎄...세탁기와 식기세척기?"
그는 실망한 기색입니다.
그가 기대한 것은 좀더 서정적인 것이었겠죠.
보다 양질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오디오나 오래 전부터 사고 싶었던 화집과 음반,뭐 그런 것 아니었겠어요.
하지만 설거지와 손빨래하는 시간에 좀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은 여자입니다.
다시 김장철이 돌아오면 그 좋다는 김치냉장고가 갖고 싶을 지도 모릅니다.
피자를 구울 수 있는 오븐과,홈바가 있고 밖에서 얼음물이 나오는 냉장고도요.
하지만 지금은 이것대로 만족할 만하군요.
한창 혈기 넘치는 젊은이들에게 산이니 나무 따위 안중에 없듯,그들 젊은 부부도 왕성한 사랑에 가득 차 그깟 가전제품 따위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겠군요.
"당신은 올해 목표가 뭔데?"
"음,일 열심히 하고 당신 열심히 사랑하는 거지"
그날 밤 이 바닷가 마을은 그 집 신혼방에서 흘러나오는 은은한 사랑의 속삭임 때문에 잠을 설쳤지 않았나 몰라요.
그렇지 않아도 생명이란 생명들은 죄들 들떠서 늦도록 이리저리 기웃대는 봄밤입니다.
그런 날들이 흘러갔어요.
남자는 시간강사에 아르바이트에 조선소 노동자처럼 부지런히 일을 하고 은행에 이런저런 부금과 적금을 붓습니다.
여자는 집에 남아 십자수 놓아주는 아르바이트를 했겠지요.
그로부터 십 년이 지났습니다.
둘이 부지런히 일한 덕에 살림은 다림질 한 듯 펴져 가고 여자가 갖고 싶던 가전제품들이 조금씩 들어섰지요.
하지만 새해가 되기 바로 전날인데도 남편은 망년회에 나가 돌아올 줄 모르는군요.
어젯밤 부부싸움을 하고 오늘 아침도 거르고 간 남편입니다.
요즘 들어 전에 없이 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따져보면 너무나 유치하고 조잡해서 NO.3를 방불케하는군요.
어쭈,이게,너만 잘났냐,얼씨구,이제 아주 막 나가는구나,니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어?
그러는 너는?
니가 이런 깡팬줄 알았으면 나 결혼 안 했어!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결혼 십 년 차,추풍령 고개보다 넘기 어렵다는 막바지 권태기 아니겠어요.
대개 이쯤 되면 본색이 드러날 대로 드러나 더 보여줄 것도 없다합디다만.
여자는 새근새근 잠든 두 아이 얼굴을 들여다보며 이렇게 계속 살아야할 지 생각하는 중입니다.
그 눈은 붉게 충혈 되어 있군요.
생각해 보셔요.
남자를 만나러 마을에 오던 날을, 수줍던 신혼의 입맞춤을,낡은 부엌에 쭈그려 밥을 지으며 활짝 웃던 가난한 마음을,사랑이 올해의 목표이던 날의 화사한 기쁨을,아름다운 바닷가를...
이때 여자가 가슴을 부여잡고 회한에만 잠겼다면 천만에 말씀입니다.
격렬한 싸움이 지나가고 오늘밤이 가면,새해가 오면,여자와 남자는 맹세하며 또 수첩에 적겠지요.
술 먹고 늦지 않겠습니다.
바가지를 긁지 않겠습니다.
결혼기념일 선물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용돈을 인상하겠습니다.
아아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을까요.
한숨쉬며 여자가 생각한 말은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동서고금의 명언이었네요.
오오 그렇군요.
이곳에 와서 산지가 어언 십 년입니다.
큰 아이는 벌써 열 살이 되었습니다.
잠든 열 살 짜리 아이를 들여다보던 여자는 한참을 뭔가 깊은 철학과 명상에 잠기더니 예의 그 수첩을 꺼내는군요.
"2001년 나의 맹세;남편에게 대들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적는 여자의 머리 속에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처음 이 마을에 닿았던 봄날이 그리운 영화 속 첫 장면처럼 천천히 지나갑니다.
하루 종일 켜둔 라디오에선 뭐 별 거 아니라는 듯 노래 하나가 경쾌하게 흘러나오고 있군요.
살아봐,살아봐 그러면 알게 될 거야.
살아봐,살아봐 그러면 알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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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92년 문예중앙에 중편 "마당에 봄꽃이 선른 번째 피어날때"당선되어 문단에 나옴.
소설집 "사랑이 나를 만질때" 장편 "마당에 봄꽃이 서른 번째 피어날때",장편 "베두윈찻집", 장편 "나의 아름다운 빵집"
그들이 이곳에 산지 어느새 십 년이 넘었군요.
이곳은 어디인가요.
봄이면 동백이 지천으로 꽃피는 남도의 바닷가지요.
사람들은 꽃등 같은 동백을 보러 몇 시간 씩 자동차를 끌고 이곳까지 달려옵니다.
그렇다해도 지금은 나무들이 헐벗고 드문 눈이 내리는 계절.
저 멀리 조선소에 밤참 먹는 노동자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망치소리처럼 들려왔다 사라지고 지금은 다만 적막한 겨울밤이군요.
처음 여자가 마을에 도착하던 날들이 생각나네요.
눈부신 4월 여자는 기차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어요.
그 손에는 커다란 짐가방이 들려 있네요.
미리 나와 기다리던 남자는 개찰구를 빠져 나오는 여자를 보고 슬몃 웃어 보입니다.
그리곤 그뿐 짐가방을 받아든 남자는 점잖게 앞서 걸어갈 뿐이었어요.
그러다 사람 없는 한적한 길을 지날 때 여자 쪽으로 얼굴을 돌려 서둘러 입을 맞췄죠.
그리고는 여자의 작은 손을 잡아 쥐고 속삭였어요.
"아 너 보고 싶어서 혼났다"
여자도 풋사과처럼 붉어진 얼굴로 대답했겠죠.
"나도..."
햇볕은 또 얼마나 화창했을까요.
딱딱한 식빵 같던 땅을 뚫고 갖가지 생물들이 깨어나고 복숭아꽃 살구꽃이 연일 폭죽처럼 터지던 시절입니다.
"여기야"
남자는 바닷가 집으로 여자를 데려갔어요.
말하자면 그들 살림집이군요.
동백꽃나무로 둥글게 담장이 둘러쳐지고 마당 한켠에는 목백일홍과 홍송 두어 그루가 심겨진 한옥입니다.
꼭이나 조선시대 선비 것 같은 집이지요.
시내로 나가면 그만저만 쓸만한 아파트들이 즐비한대도 그는 굳이 이곳 사랑채를 세내어 살고 있네요.
오래된 소나무기둥에 바닥엔 황토를 깔고 문짝에는 한지가 발려있는 조선집입니다.
그 방에는 대체 무엇이 있나요.
벽 두 면을 뒤덮은 책들과 품위 있는 다기 도구들,하나둘씩 모은 고풍스런 글씨 몇 점,낡은 TV와 비디오 레코더,찻물 끓여주는 보온병.
부엌에는 조그만 냉장고와 몇 가지 취사도구들이 있군요.
가스버너가 흘리는 불꽃 위에 냄비를 얹고 어설픈 식기에 그런대로 따뜻한 밥을 먹고 나면 소꿉장난처럼 신기하기도 정겹기도 한 것이 아아 이제 정말 한 남자와 살림을 꾸리는구나,하는 물결 같은 마음이 밀려오고 밀려가고 한 것이겠죠.
그날 밤 밤하늘엔 금박지 오린 것 같은 달이 떴네요.
젊은 그들은 오래된 부부처럼 나란히 누워 바닷가 파도소리에 귀 귀울입니다.
달빛처럼 은은한 파도소리 말이죠.
18K 두툼한 반지를 마디 짧은 손가락에 나누어 끼고,여느 연인들처럼 사랑의 맹세 같은 것도 간직했겠죠.
밤새 야근서는 달은 잠깐씩 졸다말다 하품을 하고,아 그리고 너무도 고요한 밤이군요.
그러고 보니 하늘 아래 우리들 둘 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사무쳤을까요.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아 쥐고 물었지요.
"말해봐.뭐가 제일 갖고 싶으니?"
"...갑자기?"
"돈 모아서 너 좋아하는 거 많이 사줄게"
"뜬금없이?"
"생각해보니 너 뭐하나 제대로 사준 적이 없어서 그래"
남자로 말하자면 이곳 지방전문대로 강의 나가는 선생님이지요.
남자는 쥐꼬리만한 강사 월급이나마 부지런히 모으고,훗날 전임이 되어 안정이 되면 바닷가에 쾌적한 한옥 한 채를 지어 살 꿈을 갖고 있습니다.
"나중에 돈 벌어다주면 뭣부터 들여놓고 싶어?"
"글쎄...세탁기와 식기세척기?"
그는 실망한 기색입니다.
그가 기대한 것은 좀더 서정적인 것이었겠죠.
보다 양질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오디오나 오래 전부터 사고 싶었던 화집과 음반,뭐 그런 것 아니었겠어요.
하지만 설거지와 손빨래하는 시간에 좀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은 여자입니다.
다시 김장철이 돌아오면 그 좋다는 김치냉장고가 갖고 싶을 지도 모릅니다.
피자를 구울 수 있는 오븐과,홈바가 있고 밖에서 얼음물이 나오는 냉장고도요.
하지만 지금은 이것대로 만족할 만하군요.
한창 혈기 넘치는 젊은이들에게 산이니 나무 따위 안중에 없듯,그들 젊은 부부도 왕성한 사랑에 가득 차 그깟 가전제품 따위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겠군요.
"당신은 올해 목표가 뭔데?"
"음,일 열심히 하고 당신 열심히 사랑하는 거지"
그날 밤 이 바닷가 마을은 그 집 신혼방에서 흘러나오는 은은한 사랑의 속삭임 때문에 잠을 설쳤지 않았나 몰라요.
그렇지 않아도 생명이란 생명들은 죄들 들떠서 늦도록 이리저리 기웃대는 봄밤입니다.
그런 날들이 흘러갔어요.
남자는 시간강사에 아르바이트에 조선소 노동자처럼 부지런히 일을 하고 은행에 이런저런 부금과 적금을 붓습니다.
여자는 집에 남아 십자수 놓아주는 아르바이트를 했겠지요.
그로부터 십 년이 지났습니다.
둘이 부지런히 일한 덕에 살림은 다림질 한 듯 펴져 가고 여자가 갖고 싶던 가전제품들이 조금씩 들어섰지요.
하지만 새해가 되기 바로 전날인데도 남편은 망년회에 나가 돌아올 줄 모르는군요.
어젯밤 부부싸움을 하고 오늘 아침도 거르고 간 남편입니다.
요즘 들어 전에 없이 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따져보면 너무나 유치하고 조잡해서 NO.3를 방불케하는군요.
어쭈,이게,너만 잘났냐,얼씨구,이제 아주 막 나가는구나,니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어?
그러는 너는?
니가 이런 깡팬줄 알았으면 나 결혼 안 했어!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결혼 십 년 차,추풍령 고개보다 넘기 어렵다는 막바지 권태기 아니겠어요.
대개 이쯤 되면 본색이 드러날 대로 드러나 더 보여줄 것도 없다합디다만.
여자는 새근새근 잠든 두 아이 얼굴을 들여다보며 이렇게 계속 살아야할 지 생각하는 중입니다.
그 눈은 붉게 충혈 되어 있군요.
생각해 보셔요.
남자를 만나러 마을에 오던 날을, 수줍던 신혼의 입맞춤을,낡은 부엌에 쭈그려 밥을 지으며 활짝 웃던 가난한 마음을,사랑이 올해의 목표이던 날의 화사한 기쁨을,아름다운 바닷가를...
이때 여자가 가슴을 부여잡고 회한에만 잠겼다면 천만에 말씀입니다.
격렬한 싸움이 지나가고 오늘밤이 가면,새해가 오면,여자와 남자는 맹세하며 또 수첩에 적겠지요.
술 먹고 늦지 않겠습니다.
바가지를 긁지 않겠습니다.
결혼기념일 선물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용돈을 인상하겠습니다.
아아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을까요.
한숨쉬며 여자가 생각한 말은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동서고금의 명언이었네요.
오오 그렇군요.
이곳에 와서 산지가 어언 십 년입니다.
큰 아이는 벌써 열 살이 되었습니다.
잠든 열 살 짜리 아이를 들여다보던 여자는 한참을 뭔가 깊은 철학과 명상에 잠기더니 예의 그 수첩을 꺼내는군요.
"2001년 나의 맹세;남편에게 대들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적는 여자의 머리 속에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처음 이 마을에 닿았던 봄날이 그리운 영화 속 첫 장면처럼 천천히 지나갑니다.
하루 종일 켜둔 라디오에선 뭐 별 거 아니라는 듯 노래 하나가 경쾌하게 흘러나오고 있군요.
살아봐,살아봐 그러면 알게 될 거야.
살아봐,살아봐 그러면 알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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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92년 문예중앙에 중편 "마당에 봄꽃이 선른 번째 피어날때"당선되어 문단에 나옴.
소설집 "사랑이 나를 만질때" 장편 "마당에 봄꽃이 서른 번째 피어날때",장편 "베두윈찻집", 장편 "나의 아름다운 빵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