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금융기관의 부실화에 책임이 있는 기업주들에 대한 법적조치에 나섰다.

예보가 금융기관 부실화의 책임이 있는 기업주에 대한 책임추궁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예보는 지난 4월부터 공적자금이 투입된 퇴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빌린 채무기업의 대표.임원 1백76명과 퇴출 종금사 대주주 2명의 재산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빚을 갚지 않기 위해 총 6백15억원 규모의 재산을 빼돌린 사실을 적발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채무 기업주와 임원이 5백95억원, 퇴출종금사 대주주가 20억원의 재산을 은닉했다.

예보는 이들 기업주의 은닉재산에 대해 가압류 등 채권보전조치와 은닉재산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사해행위취소소송 등 법적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새한종금의 대주주이자 연대보증 채무자(채무액 1천억원)인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은 새한종금이 영업정지되기 석달전인 지난 98년 2월 자신의 아파트(시가 7억원)를 처남 명의로 넘겼다가 다음해 1월 제3자에게 판 것으로 드러났다.

나 전 회장은 또 98년 5월 또 다른 시가 7억원의 아파트도 처남에게 가등기했다가 타인에게 팔았다.

김호준 나라종금 전 회장도 4천4백81억원의 연대책임이 있으나 나라종금이 1차 영업정지된지 3일 뒤인 97년 12월31일 서울 용산에 소유한 시가 6억원의 아파트를 자신의 제수에게 판 것으로 드러났다.

한길종금에 30억원의 채무가 있는 박영일 전 대농그룹 회장은 부도 직후인 97년 8월 전남 진도에 갖고 있던 시가 1억6천만원의 임야(3만1천9백80평)를 아는 사람에게 판 것으로 확인됐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