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경기가 내년 하반기부터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재경부 한성택 경제정책국장은 13일 경제동향설명회에서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정상궤도에 진입해 5∼6%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계 금융기관인 시티 살로먼스미스바니사가 경착륙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재경부가 우리 경제에 대해 낙관하고 있는 이유는 세가지다.

첫째는 유가다.

진념 재경부 장관은 "당초 국제 원유가가 겨울철이 끝나는 내년 봄부터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빨리 안정추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CERA나 미국 ESAI 등 전문연구기관들은 내년 유가가 두바이산 기준 배럴당 연평균 21.9∼22.3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하나는 반도체 가격 안정이다.

진 장관은 "하락세를 거듭하던 국제 반도체 가격이 내년 상반기를 고비로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재경부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 PC시장과 디지털TV 보급확대, 1백28메가D램으로 주력제품 전환 등에 힘입어 내년 반도체 수출이 올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마지막으론 미국의 경제 리더십 복원과 구조조정 효과의 가시화, 정부의 제한적 경기활성화 정책 등을 들었다.

진 장관은 "미국이 새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세계경제의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줄어 한국 경제엔 호재"라고 주장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관계자는 "정부 전망은 가장 낙관적 시나리오"라며 "관건은 구조조정의 성공 여부"라고 지적했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