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먼 사이몬 지음.하버드비즈니스스쿨프레스(1996) ]

사람에게 다양한 시각과 경험이 중요하듯 기업도 다른 회사 경영방식과 성공모델을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우리 기업들의 시선은 미국의 벤처와 대기업에만 쏠리고 있다.

마치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만이 "글로벌 스탠더드"이자 "베스트 프랙티스"인 것처럼.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미국의 대기업 외에 다른 성공모델,특히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국가와 산업의 실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분석대상은 제품시장 점유율이 세계 1.2위 또는 유럽 1위인 매출액 10억 달러 미만의 5백개 제조기업들이다.

몇몇 일본.대만업체 외에는 대부분 유럽지역 회사들이다.

저자는 이들 기업의 주요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 사업의 "폭"을 포기하고 "깊이"를 추구하는 집중화 전략과 글로벌 마케팅 전략이다.

기존 시장을 쫓기보다는 시장집중과 지속적 혁신을 통해 시장을 창조하고 선도하는 특성을 보인다.

내수와 해외의 구분 없는 글로벌 마케팅전략을 추구함으로써 집중화 전략에 따른 성장 한계와 위험성을 보완한다.

둘째 단기 수익관점의 시장거래보다 파트너끼리의 장기적 관계와 성장을 중시한다.

오랜 세월 축적해온 고객.공급자 관계는 경쟁자보다 한 발 앞선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혁신의 결과로 창출된 제품.서비스.프로세스는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뚜렷한 목표의식과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경영진이 필수적이다.

이들 기업은 어쩌면 안정적 수익률에 안주하는 전형적인 전통산업의 제조업체로서 현재 패러다임에 유용한 모델을 제시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이 제시하는 성공요인 역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마치 유행과도 같이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모델과 경영기법을 찾아 변화를 시도하는 요새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첨단기법이 아니라 경영의 근본원리일 것이다.

기업을 금융상품이나 투자수단 쯤으로 생각하는 경영자가 아니라면 이 책은 여전히 유용한 경영지침을 제공한다.

"선택하고 집중하라.그리고 또 집중하라!그리하면 성공할 것이다"

(인터젠 컨설팅그룹 대표.이화여대 경영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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