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G I 제인''의 주인공은 미 해군정보국 중위 조단 오닐이다.

오닐은 정보분석과 판단 모두 탁월하지만 여자여서 요직에 배치되지 못한다.

걸프전 참가를 신청하지만 부대에 여자화장실이 없다는 이유로 퇴짜맞는다.

그러던 중 네이비씰 특전단 요원 훈련기회가 주어진다.

1주일을 못버티리라 생각해 허락한 상부의 예측과 달리 그는 60%가 탈락하는 이 지옥훈련을 통과한다.

게다가 훈련중 그를 괴롭히던 교관을 실전에서 구해냄으로써 ''여성에게 기회를''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와는 아직 거리가 멀겠지만 국내에서도 오닐 중위가 탄생하지 말란 법은 없는 것같다.

금녀의 집이던 사관학교가 97년 공군을 시작으로 98년 육군, 99년 해군까지 여학생을 받아들임으로써 내년초면 한국군 최초의 정규사관학교 출신 여성장교가 탄생된다.

공사 출신장교중엔 여성전투조종사도 포함될 예정이라 한다.

여기에 여자학사장교도 선발되고 있다.

이 제도는 육군이 처음 도입한 뒤 공군과 해군에서도 받아들였다.

지난해 육군의 첫 여학사장교 모집때 17대1,지난봄 공군장교 모집때 12대1이 각각 넘은데 이어 엊그제 실시된 해군 여자학사장교 시험에도 전국에서 5백38명이 응시,27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는 소식이다.

합격자는 훈련을 거쳐 내년 7월초 해군소위로 임관돼 보급 경리 헌병 부문은 물론 직접 전투를 수행하는 항해 병과에도 배치되리라 한다.

해군과 공군은 또 2003년부터 종래 뽑지 않던 여군하사관도 선발,해병대나 전투함 승조원으로 배치하리라 한다.

여자는 배에 절대 못태운다던 옛말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여군은 장교와 하사관을 포함, 2천명 조금 넘지만 정부의 여군확충 계획에 따라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학사장교 지망생이 이처럼 많은 것은 여군에 대한 일반의 이미지가 바뀐 탓도 있겠지만 군대 내의 남녀차별이 적고 직업안정성이 높은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여성 대다수가 ''결혼은 선택,취업은 필수''라고 생각하는데도 불구하고 취업장벽은 높기만 한 게 현실이다.

스스로 군인의 길을 택하는 씩씩한 젊은 여성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