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를 알리는 전화와 편지가 줄을 잇는 시즌이다.

만나는 거야 좋지만 술로 고주망태가 될 일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술에는 장사가 없다" "술이 술을 먹는다"는 격언을 모르는 이가 없다.

하지만 한국의 송년회 풍토에서 술을 빼면 모임 자체가 시들해지는게 현실이다.

과음한 다음날 해장을 잘해 술독을 다스리는 비법을 터득해 두는게 상책이다.

<> 해장국 =대표적인게 콩나물국이다.

콩나물에 다량 함유된 아스파라긴산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의 기능을 촉진한다.

아스파라긴산은 숙취의 원인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직접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이를 이용한 숙취해소 음료도 있지만 고춧가루를 풀어 얼큰하게 끓인 콩나물국은 아스파라긴산 뿐만 아니라 간이 필요로 하는 필수아미노산, 비타민B군 등이 풍부하다.

칼륨 나이아신 비타민C 비타민K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필수아미노산은 흡수가 잘되는 유리 아미노산이라 더욱 좋다.

콩나물은 잔뿌리를 제거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매일 콩나물국을 끓이기가 번거로우면 페트병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선지는 몸에 흡수가 잘되는 철분과 음주로 부족해지기 쉬운 단백질을 보충해 주는데 적합한 식품이다.

선짓국에 콩나물과 무를 넣어 끓이면 더욱 좋다.

북어국은 맛이 개운하고 간을 보호해 주는 메치오닌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복어국 역시 흡수가 잘 되는 단백질이 20%나 되고 간기능을 촉진하는 타우린 이노신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조갯국도 타우린과 베타닌이 들어 있어 술마신 뒤 간장을 보호해 준다.

조갯국에는 멸치와 파를 곁들여야 제격이다.

파는 비타민A와 C가 풍부하고 비타민B1의 흡수율을 높인다.

파는 혈액순환을 촉진해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뇌도 맑아지게 한다.

대구탕은 단백질이 17%를 차지하고 술로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A와 D가 풍부하다.

비타민A와 D는 알과 내장에 많다.

대구탕이나 복어국에 들어가는 미나리는 술독으로 인한 열을 내리고 간기능을 좋게 하는 효과를 낸다.

이밖에 추어탕 미역국 전복죽 등도 해장에 좋은 음식들이다.

<> 과일과 야채 =딸기는 3~4개(약 70g)면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섭취량을 충분히 만족시킬수 있다.

갈아서 주스로 만들어도 비타민의 80% 정도는 파괴되지 않고 남아 있다.

특히 비타민C는 1백g중에 80mg으로 사과의 10배, 레몬의 2배나 된다.

딸기의 쿠엔산 포도당 과당 등은 피로회복과 영양공급의 효과가 뛰어나다.

당근은 과음때 가장 많이 고갈되는 비타민A의 보고다.

특히 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사람의 비타민A 함량은 정상인의 20%정도에 불과하다.

오이즙은 특유의 향과 풍부한 엽록소, 비타민C로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

오이를 채 썰어 식초와 미역이나 다시마를 풀어 만든 냉국이면 더욱 좋다.

귤은 비타민A와 C가 풍부하고 소화작용 혈액순환 가스제거를 촉진시켜서 좋다.

그러나 위산과다증이 있으면 삼가야 한다.

수박에 많은 시트룰린은 배뇨를, 아르기닌은 간 효소의 생성을 촉진하므로 술 깨는데 큰 도움이 된다.

양강 취나물즙도 숙취해소에 유익한 식품으로 권할 만하다.

<> 전통차 =유자차 칡차 귤차 인삼차 녹차 감잎차 식혜 수정과 등이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

가정한방요법으로 갈근 12g, 진피(귤껍질) 10g, 감초 8g에 물 2사발을 붓고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 한시간 정도 달여 마시면 숙취에 도움이 된다.

꿀을 타서 마시면 더욱 효과가 좋다.

갈근은 간장의 주독, 감초는 모든 독을 해독하는 효과가 있고 진피는 소화를 촉진시켜 준다.

유자를 설탕에 잰 것과 식혜 수정과에 들어가는 계피는 배에 찬 가스를 제거하고 소화를 원활하게 해준다.

간을 돌보기 위해서는 구기자차나 인진쑥 끓인 물을 마시는게 좋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