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전공한 후 직장생활을 해오던 그는 30대 중반에 직장을 그만두고 건축자재로 쓰이는 철 구조물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을 차렸다.
그러나 IMF한파 때문에 곧 문을 닫았다.
그 뒤 그는 올들어 음식점을 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사업수완도 있고 적응력이 강한 K씨는 생면부지의 음식점 경영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성숙기에 접어든 외식 참치회 전문점에 마음이 끌렸다.
성격이 급한 K씨는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해 나갔다.
일명 먹자촌인 일산 B마을에 지하 50평,지상 20평 규모의 점포를 얻었다.
두달만에 참치회전문점을 오픈했다.
그는 주변에 다른 식당은 많은데 참치회 전문점이 없는 것을 보고 성공을 확신했다.
투자비용은 1억6천만원.
고급횟집도 아닌데 시설비로 많은 돈을 들이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장사만 잘되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문제라 생각했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하루 매출이 1백80만원 이상 오르면서 손님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석달째부터 매출이 감소세로 접어 들더니 급기야 하루 매출이 1백30만원대 이하로 떨어졌다.
지하 매장이 통풍과 냉난방 시설에 문제가 생겨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6천만원을 더 들여 통풍시설을 고쳤다.
중소기업 사장인 까닭에 씀씀이도 일반 점포주들과 달라 대형 현수막이나 전단지 등의 홍보비로 2천만원이나 더 썼다.
떨어진 손님을 어떻게든 불러 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그대신 점포운영비를 줄였다.
매출이 저조한 점심시간은 포기하고 아예 오후 4시에 식당문을 열었다.
직원들도 11명에서 7명으로 줄였다.
현재 하루 매출은 평균 1백30만원선으로 안정세를 보인다.
상황 적응력과 난국을 타개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진 K씨는 비교적 적절한 대치법을 썼지만 여전히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어 그것만 고친다면 점포 회생의 길은 있다.
무엇보다 고급 이미지의 참치회 전문점에서 일반회 취급점으로 전략을 바꾼 것을 지적할 수 있다.
메뉴의 전문성이 사라진 것이다.
타깃 고객층이 흐려지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판매를 하겠다는 것은 곧 기회수입에만 의존하는 결과가 되므로 매출이 불안정해진다.
점포입지의 성격도 맞지 않다.
일산주변 점포는 직장인들이 퇴근후 집근처에서 한잔 더 하려는 손님들이 주를 이룬다.
이 경우 메뉴는 그리 고급스러워야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2만원 이상의 고가 메뉴가 부진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다.
고급보다는 중저가 메뉴로 직장인과 단체손님들을 끌어 들여야 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02)786-8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