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벨소리 대신 진동모드가 가능하도록 만든 회사''

경남 진주에 있는 신광전자(대표 이기형·52)는 휴대폰의 진동모드를 실현시킨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휴대폰에 들어가는 초소형 진동모터.

모터 크기는 길이 12㎜,직경 4㎜.

말이 모터이지 쇠 젓가락 조각만하다.

신광전자는 1997년 6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이 초소형 모터를 개발해냈다.

일본의 나미키 세이코엡슨 등이 개발한 때와 비슷한 시기였다.

지금도 휴대폰용 초소형 진동모터는 이들 3개 회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신광전자는 미국의 모토로라 및 국내의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에 진동모터를 납품한다.

월 2백만대씩을 생산해 80%는 수출하고 나머지 20%만 국내 업체들에 판다.

그렇더라도 내수시장 점유율은 70∼80%.

신광전자는 모터에 들어가는 30여개 부품도 대부분 국산화했다.

신광전자가 이처럼 국내 초소형 진동모터 시장를 지킬 수 있었던건 이기형 사장의 신념때문이었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야 한다.다른 기업들이 개발한 다음에 뛰어들면 뒤치다꺼리만 하다가 망한다.시장의 흐름을 읽고 먼저 기술을 개발해야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이 사장은 그간의 실패경험에서 이같은 신념을 굳혔다.

그는 1988년 창업해 냉장고 컴프레서용 모터와 세탁기 모터 등을 생산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이미 범용화된 제품을 만들다보니 기존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

한때 사채 빚을 못갚아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던 이 사장은 한가지 결심을 했다.

''남들이 만들지 않은 새로운 기술의 제품을 만들자''

그래서 지난 96년부터 삐삐용 진동모터를 개발했고 곧이어 휴대폰용 모터 개발에도 나섰다.

이 사장은 초소형 진동모터를 자동 생산할 수 있는 설비투자에 최근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만 30억원을 투자했다.

금년말부터는 진동모터를 자동 조립하는 설비가 본격 가동된다.

"조립에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정밀부품이라 자동화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일단 자동화에만 성공하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과감히 투자했다"

이 사장은 "IMT2000용 단말기를 겨냥해 새로운 개념의 진동모터를 개발중"이라며 "이 모터야말로 세계에서 최첨단 모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광전자는 또하나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055)758-0033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