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교수님 계세요' .. 가면 벗겨진 지식인 이중성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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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은 죽었다''고 한다.
사회개혁이나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지식인들에게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1960년대 서구 지식인들의 좌파운동이 무위로 끝나면서 이 말에 토를 단 사람은 없었다.
다만 사회적 모순이 중첩되고 그 해결의 통로가 막혀있던 80년대 한국사회에서 지식인의 역할이 잠깐 재조명되는 정도였다.
그렇다면 지식인들,특히 한국사회의 지식인들은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가.
의사들의 폐업투쟁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이런 물음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연극 ''교수님 계세요''(원제 파티)는 이같은 지식인의 허상에 메스를 가한다.
겉으로는 고매한 인격자처럼 행동하지만 그 내면은 인력시장에 나온 일용직 노동자보다도 못한 지식인들의 이중성을 고발한다.
그런다고 해서 자신의 꿈과는 다른 일상을 살도록 강요받는 민초들의 아픔을 보상받을 길은 없지만….
극은 중년의 교수부부가 시골에 전원주택을 지어 이사오면서 시작된다.
"주소를 옮겼으니 주위 땅도 큰 문제 없이 살 수 있죠"라며 자신의 재테크 실력을 자랑하는 부인.
남편인 교수도 "당신 수완 대단해"라며 추켜세운다.
이때 초대받지 않은 마을 사람들이 환영파티를 열어주겠다며 문을 두드린다.
이 연극은 지난해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려졌던 작품.
연출가 김춘경이 마지막 5장을 더 손질해 대학로에 첫 선을 보이고 있다.
김씨는 "지식인들을 아직 희망의 전령인 ''고도''로 착각하면서 또 다시 고통받는 보통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더욱 세밀히 그렸다"고 말한다.
마을 사람들이 실의에 빠져 하나 둘 퇴장할 때 "그래도 희망을 놓으면 안되는데"라고 되뇌이는 노인의 대사가 가슴을 친다.
그로테스크한 풍자극,코믹한 심리묘사극이라 볼 수 있다.
12월10일까지 대학로 인간소극장.
(02)921-4936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
사회개혁이나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지식인들에게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1960년대 서구 지식인들의 좌파운동이 무위로 끝나면서 이 말에 토를 단 사람은 없었다.
다만 사회적 모순이 중첩되고 그 해결의 통로가 막혀있던 80년대 한국사회에서 지식인의 역할이 잠깐 재조명되는 정도였다.
그렇다면 지식인들,특히 한국사회의 지식인들은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가.
의사들의 폐업투쟁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이런 물음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연극 ''교수님 계세요''(원제 파티)는 이같은 지식인의 허상에 메스를 가한다.
겉으로는 고매한 인격자처럼 행동하지만 그 내면은 인력시장에 나온 일용직 노동자보다도 못한 지식인들의 이중성을 고발한다.
그런다고 해서 자신의 꿈과는 다른 일상을 살도록 강요받는 민초들의 아픔을 보상받을 길은 없지만….
극은 중년의 교수부부가 시골에 전원주택을 지어 이사오면서 시작된다.
"주소를 옮겼으니 주위 땅도 큰 문제 없이 살 수 있죠"라며 자신의 재테크 실력을 자랑하는 부인.
남편인 교수도 "당신 수완 대단해"라며 추켜세운다.
이때 초대받지 않은 마을 사람들이 환영파티를 열어주겠다며 문을 두드린다.
이 연극은 지난해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려졌던 작품.
연출가 김춘경이 마지막 5장을 더 손질해 대학로에 첫 선을 보이고 있다.
김씨는 "지식인들을 아직 희망의 전령인 ''고도''로 착각하면서 또 다시 고통받는 보통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더욱 세밀히 그렸다"고 말한다.
마을 사람들이 실의에 빠져 하나 둘 퇴장할 때 "그래도 희망을 놓으면 안되는데"라고 되뇌이는 노인의 대사가 가슴을 친다.
그로테스크한 풍자극,코믹한 심리묘사극이라 볼 수 있다.
12월10일까지 대학로 인간소극장.
(02)921-4936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